[간밤의 TV] '라디오스타' 돌직구 날린 라미란, 웃음홈런 쳤다

2014-02-06 09:57

라디오스타 라미란 [사진=MBC 방송화면 캡처]


아주경제 안선영 기자 = 배우 라미란의 재치있는 입담이 수요일 밤, 시청자들을 웃음에 빠뜨렸다. 때로는 솔직하게, 때로는 강력하게 한 방을 날리며 첫 예능프로그램 출연이라고는 믿기 어려운 순발력과 재치를 보였다.

5일 방송된 MBC '황금어장-라디오스타'(연출 전성호 황지영)에는 '거지, 내시, 몸종, 그리고 변태' 특집으로 이병준, 라미란, 김기방, 최우식이 출연했다. 단연 돋보인 게스트는 라미란이었다.

그동안 라미란은 드라마, 영화, 뮤지컬을 넘나들며 감초 역할을 톡톡히 해왔다. 이름은 낯설지만 다양한 작품에서 캐릭터를 넘나들며 대중들과 만나온 것. 얼굴만큼은 낯설지 않은 이유도 그 때문이다.

그런 그녀가 이번에는 예능 사냥에 나섰다. 첫 예능 출연이라는 것이 믿기지 않을 정도로 폭소케 했고 '라디오스타' MC들도 그녀의 입담에 두 손 두 발 다 들었다.

이날 라미란은 아슬아슬한 19금 입담으로 시작했다. "작품에 노출신이 많았다. 데뷔작 '친절한 금자씨'도 노출이 있었다"며 "목욕탕 장면에서 내 엉덩이에서부터 카메라가 줌아웃 됐다. 심지어 데뷔작의 첫 장면이었다"고 밝혔다.

이어 "극중 탈북여성으로 나오는 작품에서는 영하 22도 방산시장에서 영화를 찍었다. 당시 '공사'도 안 하고 찍었다"고 말하기도 했다. '공사'는 노출신 촬영에 앞서 민감한 신체 일부를 가리는 것을 뜻하는 영화계 은어다.

하지만 19금이라고 단순히 야하다고만 생각하면 안 된다. 시작과 끝을 아는 라미란은 "업계에서 인정받는 몸매인 것 같다"는 김구라의 말에 "자연스럽다. 내가 대한민국 표준 몸매라고 생각한다"며 "배도 좀 나오고 팔뚝도 좀 굵다"고 답해 솔직한 매력을 발산했다.

노안 얼굴에 대해 "대학교에 들어가자마자 70대 노인 역할을 했다"며 "지금은 노처녀 역할도 하니 회춘했다. 환갑 때도 이 외모일 것"이라고 말하는가 하면 "사람들이 내 이름이나 얼굴을 잘 모르더라. 같은 시기에 SBS 월화드라마 '패션왕'과 MBC 수목드라마 '더킹 투 하츠'에 출연했지만 같은 사람인지 몰랐다"라고 너스레를 떨어 조연에 대한 서러움을 웃음으로 풀어냈다.

게다가 라미란은 노래 실력까지 뛰어났다. BMK의 '물들어'를 열창한 라미란은 "나도 연기를 하면서 보는 분들께 내 연기가 다 물들어서 스며들었으면 좋겠다"는 선곡 이유를 말하며 연기에 대한 애정을 드러냈다.

라미란, 처음 이름을 들으면 낯설 수 있다. 얼굴을 보면 '아~ 그 배우?'라고 손뼉을 치면서도 정확한 대표작 이름을 못 댈 수도 있다. 하지만 조연 연기를 하면서도 연기에 대한 열정을 쏟고 자신의 단점을 웃음으로 승화하는 그녀는 이날 '라디오스타'에서만큼은 누구보다 빛나는 주연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