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잇단 해군훈련 등 '군사대국' 행보…미국도 우려

2014-02-04 15:00
내년 국방비 2382억 달러…영ㆍ불ㆍ독 3국 총액 상회 <IHS 보고서>

중국 남해함대 원양훈련 편대 [사진=중국신문사]


아주경제 배인선 기자 =중국과 일본간 영토분쟁 등으로 요동치는 동북아 정세 속에서 중국이 연초부터 군사력 강화 행보를 이어가며 대국의 위용을 과시하고 있다. 중국의 군사력이 지난 10여 년간 꾸준히 현대화되면서 미국이 우려할만한 수준에 이르렀다는 분석도 나왔다.

무엇보다 일본, 동남아 국가간 중국해를 둘러싼 군사적 긴장이 확산되면서 중국 해군력이 크게 증강하고 있다. 

중궈신원왕(中國新聞網) 4일 보도에 따르면 중국의 미사일 구축함인 하이커우(海口)함과 우한(武漢)함, 수륙양용선인 창바이산(長白山)함과 등 3척으로 구성된 중국 남해함대 원양훈련 편대가 3일 오후 인도양에서 해적 소탕과 합동 정찰, 선박나포 등 10여 종의 실전훈련을 마쳤다.
 

중국 남해함대 원양훈련 편대 해상훈련 경로 [그래픽=중국신문사]


남해함대 원양훈련 편대는 이보다 앞선 지난달 20일부터는 남중국해에서 헬기와 공기부양선을 동원하고 해병대 요원이 참여한 고강도 상륙훈련을 비롯한 다양한 전투 순찰훈련도 벌였다.

지난달 25일부터는 중국의 4000t급 호위함인 옌청(鹽城)함과 러시아의 2만5000t급 핵추진 미사일 순양함인 표트르 벨리키함이 지중해에서 처음으로 합동 군사훈련을 실시했다.

중국이 랴오닝함에 이은 두 번째 항모를 다롄(大連)에서 건조하고 있다는 사실도 최근 중국 고위관료의 입을 통해서 전해졌다. 앞서 지난달 열린 랴오닝(遼寧)성 인민대표대회 토론회에서 왕민(王珉) 랴오닝성 당서기는 중국의 두 번째 항모가 랴오닝성 다롄(大連)에서 건조되고 있다며 새 항모의 건조에는 6년이 걸릴 것이며 중국 해군은 앞으로 최소 4척의 항모를 보유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고 홍콩 매체들은 전했다.

중국이 새해부터 남중국해 경찰권 강화를 골자로 하는 새 어업관리 규정을 발효한데다 동중국해에 이어 남중국해에도 방공식별구역 설정을 검토하고 있다는 외신 보도까지 나오면서 주변국들이 더욱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는 상황이다.

중국의 공군력 역시 빠르게 현대화되고 있다. 중국은 앞서 새해 첫날부터 관영지 환구시보를 통해 자체 개발 중인 스텔스 전투기 젠-20의 새로운 모델을 공개하며 군사대국의 자신감을 드러냈다

지난 3일엔 중국 국영 중앙(CC)TV를 통해 중국이 자체 제작 중인 대형 전략수송기 윈(運)-20의 첫 시험비행 장면 영상을 1년여 만에 뒤늦게 공개했다.

길이 47m, 날개 43m, 높이 15m의 윈-20은 최대 이륙중량은 220t, 최대 적재중량 66t, 운항거리 7800㎞, 최고속도 시속 700㎞로 대형 수송기 분야에서 세계 최고로 평가되는 미국의 C-17을 겨냥해 개발됐다. 지난해 4월 제2차 시험비행도 성공적으로 마친 이 수송기의 실전배치 시기는 2017년으로 예상된다.

중국은 근년 들어 제5세대 전투기 개발에도 박차를 가하고 있어 차세대 전투기와 함께 윈(運)-20이 실전 배치되면 중국공군의 작전반경은 더욱 확대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이 같은 군사력 강화 행보에 올해 중국의 군사비 지출도 늘어날 것으로 관측됐다.

영국 군사 컨설팅업체 IHS 제인스 보고서는 올해 중국 군사비 지출 규모가 연구개발(R&D) 및 연금 등을 포함해 모두 1480억 달러(약 161조원)로 추산했다.

이는 지난 해 중국의 국방비인 1392억 달러보다 88억 달러 늘어난 것에 불과하지만 미국의 올해 국방예산이 5749억 달러(약 625조원)로 지난 2012년의 6643억 달러보다 894억 달러 줄어든 것과 비교하면 중국의 군사비 지출이 실제적으로 상당하다고 보고서는 평가했다.

중국의 내년 군사비 지출 규모는 2382억 달러(약 259조원)로 영국ㆍ독일ㆍ프랑스 등 유럽연합(EU) 3대 강대국 전체 국방예산을 합친 것보다 훨씬 많을 것으로 보고서는 전망했다.  중국은 매년 열리는 전국인민대표대회(전인대)에서 전년과 그리고 당해 군사비 내역을 발표하고 있다.

이같은 중국의 군사력 강화가 미국이 우려할만한 수준까지 도달하면서 미국도 중국의 군사력 강화를 예의주시하고 있다.

미국의 소리(VOA) 방송 3일 보도에 따르면 미국 의회 산하 미중경제안보점검위원회(UCESRC) 청문회에서 미국 해군정보처의 선임 정보분석관 제시 캐롯틴은 중국의 해군력이 10여 년 전과는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증강된 결과 서방의 선진국 해군과 필적할 수준으로 발전했다고 평가하며 미국은 서태평양상에서 중국 군함과 충돌할 경우 상당히 경계를 해야 한다고 주장하기도 했다.

그는 중국 해군이 내년이면 보유 잠수함 가운데 약 70%가 대잠 미사일을 장착하게 되고 2020년이 되면 이런 미사일을 갖춘 잠수함 비율은 75%로 늘어날 것이라고 예측하며, 6년 후에는 중국 핵 잠수함의 경우 100%가 장거리 대잠 순항 미사일을 장착하고 먼 곳의 미군 잠수함에 대한 공격 능력을 갖추게 될 것이라고 주장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