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홍대광 “연애하는 연예인 되고 싶어요”

2014-02-03 18:57

홍대광 [사진 제공=CJ E&M]



아주경제 국지은 기자 = 입김이 거세지는 엄동설한이지만 음원차트 경쟁은 한여름을 불사케 할 만큼 뜨겁다. 차트경쟁을 위해 걸그룹은 옷을 벗고 다리를 벌리는 콘셉트를 마다치 않지만 가수 홍대광은 자신의 감정에 솔직하게 답하는 걸로 대중의 선택을 받았다. 특별할 것 없이 비범하게 다가온 신(新) 음원강자는 ‘답이 없었어’로 해답을 찾는다.

지난 22일 발매된 『THE SILVER LINING』 ‘답이 없었어’ EP 앨범은 2014년 겨울, 한 해의 시작과 겨울의 정점에서 외로운 이들을 위로한다. 타이틀곡 ‘답이 없었어’는 ‘답이 없었어’라는 솔직 담백한 가사가 돋보이는 미디엄 템포 발라드로 발매 당시 각종 음원차트 1위를 석권했다. 또한 포털사이트 실시간 검색어에 오르내리는 등 폭발적인 관심을 얻었다.

“제 이름이 화제인 걸 보면서 신기하고 감사한 마음이 드는 동시에 ‘왜 이럴까?’라는 생각이 들더라고요.(웃음) 나에 대해서 궁금한 게 뭘 까라고 물음표가 붙었던 하루였어요. 앨범 나오기 전에 ‘이전 앨범이 잘 됐는데 겸손하게 이번에도 잘 될게요’라고 농담으로 이야기하고 했거든요. 실제 그렇게 생각하지 않았으니까 이야기할 수 있었는데 그게 현실이 되니까 기분이 묘했습니다. 1집 당시에는 ‘슈퍼스타K’ 거품이라고 하죠. 일시적인 관심이 쏠려서 잘 될 수 있다고 생각했거든요.”

“2집에 대한 부담감이 많았다”고 털어놓은 홍대광은 여러 콘셉트를 논의했지만 진정성을 담은 노래가 최대 승부수라고 생각했단다. 고민의 고민을 거듭한 ‘답이 없었어’는 대중의 마음을 관통했다.

“‘답이 없었어’라는 하나의 테마로 시작한 노래에요. 리듬도 없었고 아무것도 없는 상태에서 ‘답이 없었어’라는 문장을 듣는데 너무 많은 것들이 그려지더라고요. 사랑하거나 이별하는 상황에서 누구나 답을 듣고 싶어 하지만 사실 그런 게 없잖아요. 감정을 자연스럽게 풀어가며 만든 노래입니다.”

“노래를 부르면 항상 떠오르는 몇 명이 있다”고 말한 그는 “사실 몇 명이라고 말하고 싶지만 그렇지 않다”고 정정했다. 홍대광은 앞서 데뷔 앨범 ‘멀어진다’의 주인공이 자신의 실제 첫사랑임을 밝힌 바 있다. 남자의 첫사랑은 평생 간다던데 2집에는 그 여운이 묻어있지 않을까 내심 궁금했다.

“지금 몇 년이 흘렸으니 많이 잊혔죠. 그런데 감정 몰입을 하려면 그 친구를 다시 떠올릴 수밖에 없어요. 몰입할 수 있는 대상이 있어서 좋은 거 같기도 하지만 감정노동이라는 생각을 떨칠 수는 없습니다. 음악이라는 세계에 있다 보니까 억지로라도 감정을 풍부하게 하려고 이미 지워진 기억을 돌이키는 것도 있어요. 그러면 확 가슴에 와 닿거든요.”
 

홍대광 재킷 이미지 [사진 제공=CJ E&M]



“새로운 사랑으로 새로운 감정을 만드는 게 좋겠다”고 말하자 “연애하는 연예인이 되고 싶다”고 웃어 보였다.

“예전에는 돈 벌어서 차만 사면 연애한다고, 취업하면 연애한다고 했는데 이제는 시간도 있고 여유도 있고 차고 있고 수입도 있는데 사람이 없어서 연애를 못 하고 있네요.(웃음) 근래에 정말 뼈 속까지 사무치는 외로움을 느꼈거든요. 대화가 잘 통하는 사람과 함께 시간을 보내고 싶은데 쉽지가 않네요. 연인들은 다 어디서 만나는 걸까요?”

편안한 인상에 부드러운 말투, 거기다 노래까지 잘하는 남자를 마다할 여자가 있을까 싶지만 그 역시 보통의 솔로가 하는 고민을 하고 있었다. 특히 요즘 부쩍 잘생겨진 외모로 ‘성형 의혹’까지 받고 있는 그인데 말이다. 

“전보다 다이어트도 하고 아무래도 카메라 마사지라고 해야 하나요? 전보다 외모가 좋아지긴 했지만 성형 의혹을 받을 만큼 좋아지지는 않았다고 생각해요. 저는 원래 꾸미는 거에 관심이 많은 편이 아니거든요. 그래도 인터넷에 돌아다니는 제 과거 모습에 소스라치게 놀라곤 해요. ‘내가 이렇게 생겼었구나’하고요. 재킷 사진은 원래 안경을 벗고 찍으려고 한 의도는 아니었는데 스모키 화장까지 하는 상태에서 안경 끼는 게 어색하더라고요. 그래서 ‘한번 벗어보자’라고 했는데 생각보다 반응이 좋아서 선택하게 됐습니다.”

재킷 사진 속 표정에서도 여유로움이 묻어나는 홍대광은 무대 위에서도, 삶에서도 여유로움을 찾았단다. ‘슈퍼스타K’부터 1집까지 긴장의 연속임을 밝히며 목석같이 굳어 노래했던 과거를 곱씹었다. 그러면서 버스킹으로 시작한 자신의 음악인생을 돌이켜보았다. 많은 것을 겪은 듯 숨을 크게 들이키는 모습에서 그의 힘들었던 과거가 잠시 내비쳤다.

“저는 운이 정말 좋죠. 버스킹으로 음악 하면서 지독하게 힘들었던 순간이 엊그제 같은데 지금 제 노래가 음원차트에 올라가는 것이 경이롭고 놀라울 따름이에요. 그러나 여기서 안주하거나 몰입하지 않으려고요. 저는 음악을 하는 사람이기에 할 수 있을 때까지 대중과 소통하고 싶어요. 영원히 답을 찾을 수 없겠지만 그 과정이 아름답도록 최선을 다하고 싶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