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수 GS칼텍스 원유 유출 축소ㆍ은폐 급급.. 초동 대응 '도마'

2014-02-03 14:20

우이산호가 충돌해 파손된 송유파이프(사진제공=여수해경)


아주경제 장봉현 기자 = 지난달 31일 발생한 전남 여수시 낙포동 원유2부두 원유유출 사고와 관련해 원유 운반시설 소유 회사인 GS칼텍스가 축소 은폐하려는 모습을 보여 도덕성 논란에 휘말리고 있다.

특히 이 과정에서 초동 대처의 적절성을 놓고 논란이 일 전망이다.

여수해경은 3일 오전 싱가포르 국적 30만t급 원유운반선 '우이산호 충돌 오염사건' 중간수사 발표를 통해 원유 유출량이 당초 추정치보다 200배가 넘는 16만4000ℓ에 이르는 것으로 추정된다고 밝혔다.

이는 200ℓ들이 820드럼에 이르는 양으로 사고 초기에 GS칼텍스 측이 추정한 800ℓ의 205배에 이르는 것이다.

당초 소량에 불과하다던 말과 달리 방제작업은 4일째인 현재까지 계속되고 있다.

유출된 기름은 사고 해역으로부터 5해리(약 9㎞) 이내의 여수시, 남해군 양식장 오염은 물론, 광양 섬진강까지 번져 심각한 환경 피해가 우려되고 있다. 이 지역에는 총 12㎢ 규모의 김과 미역 등 양식장 51곳이 분포돼 있다.

문제는 여기에 그치지 않고 있다. GS칼텍스는 사고를 축소하는 것은 물론 감추려는 모습까지 드러내 논란이다.

사고 발생시간은 31일 오전 9시 36분께였다. 하지만 GS칼텍스는 1시간이 넘도록 관계기관에 신고를 하지 않았다.

이날 오전 10시5분께 여수항만청 연안해상교통관제소 측이 기름 유출을 발견하고 해경에 신고했다. 해경이 신고를 받고 현장에 도착한 시간은 오전 11시가 지나서였다.

이 때문에 늑장 신고와 기름 유출량 축소 신고로 초동조치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아 피해를 더욱 키웠다는 지적이다.

방제당국은 800ℓ유출 추정 보고에 따라 사고 지점 남쪽으로 4㎞, 폭 1㎞에 이르는 구간을 주요 피해구간으로 설정 소극적인 방제 계획을 세웠다.

하지만 피해구역은 이보다 넓은 반경 10㎞대로 확인됐다. 그때서야 방제당국은 민간선박과 경비함정 70여 척을 추가 투입해 방제작업을 실시했다.

일각에서는 이번 사고의 '초동조치만 잘했다면 이 정도까지는 아니었다'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GS칼텍스 측은 "현장에 출동해 사고 내용을 파악하는데 다소 시간이 걸렸다"고 해명했다.

한편 해경은 이번 사고 원인이 유조선 우이산호가 안전속도를 무시하고 약 7노트의 속도로 무리하게 접안을 시도해 충돌한 것으로 확인됐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