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 국회의원 출판기념회 수입 규모 파악 나선다

2014-02-04 05:00

아주경제 김동욱 기자 = 정부가 음성적인 정치자금 유입 경로로 비판받아온 국회의원 등 정치인들의 출판기념회 축하금 등에 과세하는 방안을 추진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과세당국 관계자는 3일 "출판기념회 축하금이 많게는 수억원을 호가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경조사 비용으로 분류돼 정치자금법 규제 사각지대에 있다는 지적이 많다"며 "출판기념회에서 건네지는 현금 규모에 대한 평균 산출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출판기념회는 국회의원 등 정치인들이 자서전 또는 활동내용 등을 책으로 출간할 때 이를 알리는 행사를 말한다.

지역구 주민과 국회 소관 상임위 관계자, 기업인 등이 참석해 정가를 웃도는 돈으로 책을 대량 구입하거나 별도의 출판 축하금을 건네는 경우가 대부분인 것으로 알려졌다.

19대 국회 임기가 시작된 2012년 6월부터 지난해 12월까지 현직 국회의원 출판기념회 건수는 79건으로 한 달 평균 4.15건에 달했다.
 

특히 대부분의 출판기념회가 국회 국정감사 등 정기국회와 예산안 심의 전후에 집중돼 사실상 '피감기관 을(乙) 줄 세워 삥뜯기(돈뺏기)'라는 비판이 끊이질 않았다.

출판기념회로 벌어들이는 축하금도 최하 억 단위에서 많게는 수십억에 달할 것이라는 분석이다.

정치후원금은 매년 1억5000만원으로 한도가 정해져 있지만 출판기념회는 '경조사'로 분류돼 있어 정치자금법 규제 사각지대에 있다.

회계보고 의무나 세금도 전혀 없어서 이 같은 행사가 우후죽순으로 확대되는 빌미가 됐다는 지적이다.

그러나 현행 소득세법은 포괄주의가 아닌 열거주의로 돼 있어 법에 명시되지 않은 소득에 대해 과세할 수 없는 상황이다.

조세법에 정통한 한 관계자는 "국세청의 과세는 조세 열거주의에 따라 법에 규정된 것만 과세할 수 있다. 출판기념회에 대해 과세하기 위해서는 관련법 개정이 필요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