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도심권 대형 오피스 빌딩 공급 증가… 수익성 악화 우려

2014-01-23 15:55
그랑서울·연합미디어센터 입주, 올해도 대거 준공

서울 도심권 대형 오피스 빌딩 공급이 증가하면서 공실률 상승 및 수익률 악화가 우려되고 있다. 사진은 종로구 청진동에서 공사 중인 오피스 빌딩. [이명철 기자@]

아주경제 이명철 기자 =서울 지역에 초대형 오피스 빌딩의 준공 및 입주가 증가하면서 이에 따른 공실률 증가 및 임대료 정체 등의 부작용이 나타나고 있다. 특히 프라임급(연면적 3300㎡ 이상) 오피스가 최근 준공됐거나 준공을 앞두고 있는 강북 도심권에서는 과잉 공급과 임차인 우위 현상이 심화될 전망이다.

23일 부동산업계에 따르면 지난해 서울 지역 오피스 임대시장은 공실률이 증가한 반면 실질 임대가격은 정체 현상을 빚은 것으로 조사됐다.

한화63시티 리얼티의 오피스 시장 동향 보고서를 보면 지난해 서울 오피스 시장 공실률은 1분기 7.6%에서 4분기 7.8%로 0.2%포인트 상승했다.

이는 지난해 서울 각지에서 대형 오피스 빌딩이 집중 공급됐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지난해 공급된 오피스 빌딩은 31개, 연면적 109만1896㎡에 달했다. 주요 신축 빌딩을 보면 스테이트타워광화문·아스테리움서울(1분기), AIA타워·향군잠실타워A동(2분기), 센터포인트광화문·전경련타워(3분기), 그랑서울·연합미디어센터(4분기) 등이 있다.

3.3㎡당 임대가격은 1분기 5만7600원에서 4분기 5만8400원으로 소폭 증가했다. 하지만 이는 프라임급 빌딩 공급에 따른 명목 임대료의 일시 상승효과일 뿐 임대시장의 경쟁 심화로 무료 임대, 인테리어 비용 지원 등이 반영된 실질 임대료는 하락했다는 것이 업계의 분석이다.

이런 상황에서 올해에도 오피스 공급이 대거 이뤄질 것으로 보여 공실률 상승 및 수익률 하락이 우려되고 있다. 올해 공급예정인 신축 빌딩은 약 76만㎡로, 적체되는 신축 공실물량을 고려했을 때 이를 해소하기 위한 수요는 크게 부족할 것으로 예상된다.

특히 서울 도심·여의도·강남권역 중에서도 도심권 오피스 공급이 증가 추세다.

도심권에서는 지난해 4분기에만 그랑서울(17만5537㎡), 연합미디어센터(4만7076㎡), 대한빌딩(3496㎡)이 새로 공급됐다. 4분기에 서울과 분당에서 공급된 빌딩 41만7575㎡ 중 절반이 넘는 54%(22만6109㎡) 가량을 차지했다.

특히 올해는 종로구 청진동 도시환경정비사업을 통해 프라임급 빌딩이 공급돼 공실률 상승세가 이어질 전망이다. 3분기 올레플렉스(5만1120㎡)를 비롯해 4분기 광화문D타워(10만5796㎡)·청진제8지구(5만1751㎡) 등 청진동에서만 3개 빌딩이 준공될 예정이다.

교보리얼코 관계자는 "도심권은 청진동 스테이트타워 광화문, 순화동 N타워, 그랑서울 등 대형오피스 준공 영향으로 2012년 2분기 이후 꾸준한 상승세"라며 "대형 임차인 이전 예정에 따른 기존 사용 면적이 공실로 발생하고 그랑서울 신규 공실이 적체될 경우 상반기 공실률 상승에 영향을 줄 것"으로 내다봤다.

단 오피스 빌딩이 과잉 공급되고 있지만 투자처로서의 매력은 이어질 것이라는 전망도 나왔다. DTZ 코리아 박성식 이사는 "향후 제한적인 프라임 오피스 공급량과 경제회복 전망으로 현재의 높은 오피스 공실률은 점차 안정화될 것"이라고 말했다.

허윤경 한국건설산업연구원 연구위원은 "올해 오피스 빌딩 공급 증가에 의한 오피스 임대시장 약세가 이어질 것으로 예상돼 자본 환원률도 약세를 보일 것"이라면서도 "금융시장의 높은 변동성이 지속돼 안정적인 투자처가 부족한 상황에서 최근 오피스 거래의 주를 이루는 리츠 등 기관투자자의 우량 오피스 투자는 계속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