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제윤, 정보유출 카드사 CEO에 사실상 사퇴 주문(종합)

2014-01-20 14:58

 

아주경제 장기영 기자 = 신제윤 금융위원장(사진)은 20일 역대 최대 규모의 정보유출 사고를 일으킨 3개 카드사 최고경영자(CEO)에게 사실상 사퇴를 주문했다.

그는 문제의 카드사에 징벌적 성격의 과징금을 부과하겠다는 뜻을 내비치기도 했다.

신 위원장은 이날 기자들과 만나 책임자 처벌 문제에 대해 “카드사 사장들이 법적, 도의적 책임을 다하겠다고 밝힌 것으로 이해하고 있다”며 “금융당국 수장으로서 이번 사건을 포함해 앞으로 CEO가 도의적 책임이라도 꼭 지게 하겠다”고 강조했다.

그가 밝힌 책임의 수위에 대해서는 의견이 분분하지만, 간접적인 사퇴 압력이 아니냐는 시각도 있다.

이번 사태에 연루된 CEO 또는 책임자는 심재오 KB국민카드 사장, 박상훈 롯데카드 사장, 손경익 NH농협카드(NH농협은행 카드사업본부) 분사장이다.

신 위원장은 “앞으로 내부 직원의 잘못으로 유사한 사고가 일어난다면 천재지변이 아닌 한 CEO의 책임을 물을 것”이라며 “감독규정 바꾸든지 필요한 절차를 거쳐 제재 최고 한도를 높이겠다”고 말했다.

신 위원장은 그동안 지속적으로 필요성이 제기돼 온 징벌적 과징금 제도 도입 의사를 전하기도 했다.

그는 “(정보유출 재발 방지) 태스크포스에서 (신용정보법과 금융정보 처리 관련) 법 개정안을 마련해 징벌적 과징금 제도 도입을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신 위원장은 이번 사태의 근본적 원인으로 전문가 부족에 따른 보안 취약 문제를 꼽았다.

그는 “우리나라는 IT 강국이지만 정작 보안 전문가가 부족하다는 문제가 있다”며 “전문가가 없으니 비용이 비싸고, 금융사들이 외주를 주게 된다. 코리아크레딧뷰로(KCB) 직원만 해도 전문가가 없으니까 한 명이 여러 카드사를 돌며 작업을 해서 개인정보를 대량으로 빼낼 수 있었다”고 지적했다.

그러나 신 위원장은 이번 사태로 유출된 개인정보가 외부에 유통되지 않았다는 점을 들어 지나친 불안감 확산에 대한 우려를 표시했다.

그는 “개인정보가 유출은 됐지만 유통은 되지 않았다”며 “매우 희박한 가능성 때문에 내 카드가 부정 사용될 것이라는 불안감을 가질 필요가 없다”고 당부했다.

2차 피해 가능성에 대해서도 “농협카드가 2012년 12월, 국민카드가 작년 6월, 롯데카드 (개인정보)가 작년 12월에 유출됐는데 이후 부정사용 징후 포착되지 않아 2차 피해는 없는 것으로 판단된다”며 “(이번 사건과 무관한) 대출사기가 국민들의 불안감을 더 확산시키고, 전체 금융업의 신뢰도를 떨어뜨릴 수 있어 걱정”이라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