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신송촌문화재단, 8년째 대신증권 주식매수…이유는?

2014-01-13 06:01
대신증권, 문화재단 역량강화 해명…증권가, 총수 우호지분 확대란 분석

아주경제 조준영 기자 = 대신증권을 비롯한 주요 계열사들의 출연으로 자산을 키워온 대신송촌문화재단이 8년째 대신증권의 주식을 사들이고 있어 회삿돈으로 총수 우호지분을 늘리고 있다는 지적을 받고 있다.

12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에 따르면 공익법인인 대신송촌문화재단은 새해 첫 거래일인 2일부터 6일까지 3거래일에 걸쳐 유가증권시장에서 대신증권 보통주 2만6020주를 매수해 이 회사 지분을 37만1014주(0.73%)에서 39만7034주(0.78%)로 늘렸다.

대신송촌문화재단이 현재까지 취득한 대신증권 보통주에 대한 평가액은 10일 종가 기준 29억9000만원에 이른다. 여기에 이 재단이 이미 가지고 있는 대신증권 우선주 126만5728주(3.52%)를 합치면 평가액이 100억원에 맞먹는다. 대신송촌문화재단 자산은 300억원 수준으로 알려졌으며, 이 가운데 약 3분의 1이 대신증권 주식인 셈이다.

이 재단이 대신증권 보통주를 처음 산 것은 2006년 2월로 약 8년 전이다. 당시 재단은 9000주(0.02%)를 첫 매수한 뒤 해마다 지분을 늘려 왔다. 우선주 또한 약 6년 전인 2008년 5월부터 사들이기 시작했다.

재단이 대신증권 주식을 매집하는 배경으로는 이 증권사 총수인 양홍석 부사장 지분이 상대적으로 적다는 점이 꼽힌다. 양 부사장은 현재 보통주 기준 6.66% 지분을 보유하고 있다. 여기에 대신송촌문화재단을 비롯한 특수관계인 지분을 모두 합쳐도 9.96%로 10%가 안 된다.

재단은 현재 보통주 기준으로 양 부사장, 모친인 이어룡 회장(1.41%), 누나 정연 씨(1.03%)에 이어 4대주주다. 우선주를 포함시켜 환산한 지분으로는 양 부사장(3.90%)에 이어 재단(1.92%)이 2대주주에 오를 만큼 지배구조에서 상당한 위치를 차지하고 있다.

이에 비해 대신증권이 속한 10대 증권사 가운데 나머지 경쟁사를 보면 계열 공익법인이 지분을 사들인 적이 최근 수년간 한 차례도 없다.

증권업계 관계자는 "재단이 주식투자를 하는 표면적인 이유는 공익사업 재원 마련일 것"이라며 "하지만 총수 측 우호지분을 영구적으로 늘리는 것이 실질적인 목적일 수 있다"고 말했다.

대신송촌문화재단은 1990년 대신증권 창업자인 고 양재봉 명예회장이 출연한 사재 1억원으로 설립됐다. 이후 재단은 총수일가뿐 아니라 대신증권을 비롯한 주요 계열사로부터 지속적인 기부를 받아 자산을 늘려 온 것으로 알려졌다. 재단 이사장은 현재 양 부사장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