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근혜 대통령 '식사정치', 강력한 국정드라이브 위해 여당과 스킨십 강화
2014-01-08 08:41
7일 새누리당 의원ㆍ당협위원장 260명 초청 만찬…'화기애애' 분위기 속 2시간 반여 진행
아주경제 주진 기자 =신년기자회견을 마친 박근혜 대통령이 집권2년차 국정운영에 강력한 드라이브를 걸기 위해 여당에 전폭적인 협조를 구하며 스킨십 강화에 나섰다.
박 대통령은 7일 오후 새누리당 소속 국회의원과 원외 당협위원장 전원을 청와대로 초청해 비공개 만찬 회동을 했다.
박 대통령이 여당 현역 의원 155명, 당협위원장 100여명 등 총 260여명을 한꺼번에 초청해 대규모 만찬 모임을 한 것은 취임 후 처음이다.
박 대통령은 지난 해 취임 초기 국회 상임위별로 새누리당 의원들을 청와대로 초대해 오·만찬을 하고 당협위원장들도 권역별로 따로 불러 식사를 함께 한 바 있다.
박 대통령은 이날 만찬에서 2014년도 예산안 및 각종 경제활성화 법안 처리의 노고를 격려하고 집권 2년차 국정운영 기조를 설명하면서 당의 적극적인 협조를 요청했다.
박 대통령은 특히 취임 후 첫 내외신기자회견에서 밝힌 ‘경제혁신3개년계획’, ‘비정상화의 정상화’와 관련한 공공부문 개혁 등 신년 구상에 대해 정책 우선순위를 설명하고 2월 국회에서 경제활성화 등 핵심국정과제 이행을 위한 주요 입법 통과에 당력을 모아줄 것을 요청했다고 한 참석자는 전했다.
박 대통령은 만찬에서 "모든 위험이 사라질 때까지 기다리는 사람은 바다로 나갈 수 없다"며 도전 정신을 강조하면서 신년구상에서 밝힌 경제혁신 3개년 계획 등을 통한 국민소득 4만달러 시대 달성을 강조한 것으로 알려졌다.
또 "경제의 패러다임을 현실에 맞게 바꿔가야 한다. 몸에 맞지 않는 옷을 입으면 불편하지 않느냐"면서 변화와 혁신도 역설했다는 후문이다.
박 대통령은 아울러 2011~2012년 한나라당 비대위원장 시절을 회고하며 "정강도 바꾸고 정당의 색깔도 바꾸면서 개혁과 변화로 우리가 이 자리에까지 왔다고 생각한다. 누구도 못한 성취를 이루려면 누구도 못한 노력을 해야 하며, 이런 정신으로 국민행복을 성취해야 한다"고 독려했다.
정치권 안팎에서는 박 대통령이 이날 만찬에 원외 당협위원장까지 초청한 것으로 두고 박근혜정부 중간평가 성격을 띠고 있는 지방선거에서 승리해 정권 성공의 기틀을 마련해야 한다는 의미가 아니냐는 해석도 나온다.
아울러 지난 1년 동안 당청 관계가 일방통행식 수직관계로 일관되면서 무기력과 정치력 부재, 불통이라는 비판에 시달렸고, 청와대, 내각, 공공기관 인사에 박 대통령 당선 일등공신인 대선캠프, 당 인사들이 소외돼 당내 불만이 적지 않았다는 점에서 ‘여당 달래기’ 차원이 아니겠냐는 관측도 나왔다.
박 대통령은 만찬에 앞서 참석 인사들에게 일일이 악수와 함께 한두 마디의 인사말을 건네는 한편, 사진촬영을 함께하며 분위기를 띄웠다.
이 때문에 이날 만찬은 당초 예정시간인 오후 6시를 50여 분이나 훌쩍 넘겨 시작됐으며, 이후 화기애애한 분위기 속에서 2시간 반정도 진행됐다.
헤드 테이블에 자리한 황우여 대표는 인사말에서 "박근혜 정부의 국정구상 방향과 내용이 곳곳에 잘 전해지기 위해 당이 중심이 돼 노력하겠다. 대한민국의 성공을 위해 박근혜 정부가 성공해야 한다는 각오로 임하겠다"고 밝혔다.
최경환 원내대표는 "대통령께서 어제 기자회견을 통해 비전과 국민의 염원을 잘 짚었다고 생각한다"고 말한 뒤 전날 '통일은 대박이다'는 박 대통령의 언급을 인용, "이제는 일로 매진해 대박을 이루자"고 말해 분위기를 띄웠다.
지난해 10월 경기 화성갑 보궐선거를 통해 국회에 재입성한 친박(친박근혜)계 맏형 서청원 의원은 "화성에서 온 남자 서청원"이라고 소개하면서 건배사로 "통일, 대박"을 외쳐 눈길을 끌었다.
정몽준 의원은 헤드테이블에 앉았지만 공식 발언을 하지 않았고, 김무성 의원과 유승민 의원 역시 별다른 언급을 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이날 만찬에는 국회 휴지기를 맞아 해외 출장에 나선 20여명의 의원을 제외한 240여명이 참석했으나 친이(친이명박)계 좌장이었던 이재오 의원과 정두언 의원은 참석하지 않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