벽산건설, 이번주 매각 재추진 여부 결정날 듯

2014-01-06 18:16

아주경제 김현철 기자 = 인수·합병(M&A)이 무산된 벽산건설이 이번 주 서울중앙지방법원에 회사 현황을 보고하며 매각 재추진 여부도 밝힐 계획으로 알려지면서 시장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

벽산건설 관계자는 6일 “법원 현황 보고 과정에서 매각 재추진 방향이 결정될 것”이라며 “중동계 아키드 컨소시엄의 인수 무산 후 상장폐지를 포함한 다양한 자구책을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

앞서 아키드 컨소시엄은 법정관리(기업회생절차) 중인 벽산건설을 600억원에 인수하기로 계약을 체결했으나, 시한인 지난해 12월 말까지 인수 자금을 마련하지 못해 인수가 무산됐다.

법원은 새로운 인수자가 나타나면 재매각 추진을 검토할 계획인 것으로 전해졌다.

벽산건설은 지난해 9월 현재 부채가 1300억원에 달해 완전 자본잠식 상태에 빠져 2013년도 사업보고서 제출 마감 시한인 올해 3월 말까지 자본잠식을 해결하지 못하면 상장폐지 된다. 지난해 1∼3분기 누적 영업손실과 순손실은 각각 654억원, 1507억원에 이른다.

상장폐지가 확정되면 M&A 소식으로 주식 투자에 나선 개인 투자자들의 피해는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벽산건설 주가는 아키드 컨소시엄이 인수에 나섰다는 소식에 지난해 11월 7일 4560원에서 27일 2만500원으로 345.16% 급등했지만, 지난해 말 인수 자금의 실체와 인수 주체를 둘러싼 논란이 일면서 지난 3일 종가로 2000원대까지 급락했다. 지난해 11월 이후 개인은 벽산건설을 37억원 어치 순매수했고 기관과 기타법인은 각각 14억원, 27억5000만원어치 순매도했다.

벽산건설의 주가가 급등한 것은 아키드 컨소시엄에 유엔 사무차장을 지낸 카타르의 바다르 알다파(Bader Omar Al Dafa)가 참여한다는 소식 때문이다.

그러나 중동계 자금은 한 푼도 들어오지 않고 알다파와 컨소시엄을 구성한 국내 투자자들이 자금 조달을 맡기로 한 사실이 밝혀지면서 사채자금 유입설이 제기됐다.

M&A 소식으로 주가가 급등하자 아키드 컨소시엄 구성원 간 이익배분을 둘러싼 내분이 발생했고, 시장에선 주가조작 의혹이 일어난 것이다.

이에 금융감독당국은 벽산건설의 M&A 추진과정과 주가조작에 대한 감시를 벌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