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도권 전세가율 70% 속출…전셋값 올라도 집 안산다
2014-01-02 15:45
아주경제 권경렬 기자 = 전셋값 상승세가 이어지면서 수도권에서 전세가율(매매가 대비 전셋값 비율)이 70%를 넘는 지역이 속출하고 있다. 통상 전세가율이 60%를 넘어서면 매매전환이 이뤄진다는 게 일반적이었지만 아무리 전셋값이 많이 올라도 세입자들이 집을 사지 않고 있는 것이다.
2일 KB부동산 알리지에 따르면 지난해 말 수도권에서 아파트 전세가율 70%를 넘어선 곳은 경기도 군포시(70.9%), 의왕시(70.2%), 수원시 영통구(70.5%), 장안구(70.2%) 등 4곳에 달했다.
상대적으로 집값이 싼 지방은 전세가율 70%를 넘는 게 일반적이지만 수도권에서 전세가율 70% 돌파 지역이 한꺼번에 여러곳 등장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박원갑 국민은행 부동산전문위원은 "전셋값이 아무리 많이 올라도 집을 선뜻 사지 않고, 전세로 눌러앉으려는 사람이 늘면서 전세가율도 지속적으로 뛰고 있다"고 설명했다.
집값 상승 기대감이 낮고 실수요자 위주로 시장이 재편되는 추세로 볼 때 전세가율 상승세는 당분간 이어질 전망이다.
올해 역시 전셋값 상승률이 매매가 상승률을 크게 웃돌 것으로 보이는 것도 전세가율의 지속 상승 관측을 뒷받침한다.
최근의 전세가 상승 흐름이 이어진다면 조만간 서울 강북 지역에서도 전세가율 70%를 넘는 지역이 나올 것으로 예상된다. 서울 성북구의 경우 작년 말 현재 전세가율이 69.1%에 달한다.
전세가율 상승과 맞물려 '깡통주택'에 대한 위험이 커질 것이라는 우려가 나온다.
박 위원은 "현재 수도권 아파트 경매 물건의 평균 낙찰가율이 대략 80% 초반에 형성돼 있는 상황에서 전세가율이 70%를 넘는다는 것은 전세 세입자에게는 전 재산이나 다름없는 전세보증금이 통째로 날아갈 위험성이 그만큼 크다는 뜻"이라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