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ㆍGS, 2조3천억 투자 막힘 뚫려… 새해 말처럼 '박차'

2014-01-02 09:28

아주경제 이재영 기자= SK와 GS가 외국인투자촉진법 통과로 수조원대 투자 막힘이 뚫렸다.

이번 투자로 신성장동력을 확충하면서 에너지‧화학부문 대내외 리스크에도 대처할 수 있게 됐다.

2일 업계에 따르면 외촉법에 걸려 있던 사업은 SK종합화학과 SK루브리컨츠, GS칼텍스의 일본 합작사업으로 모두 2조3000억여원에 달한다. SK가 추가적으로 검토하는 합작사업도 있어 앞으로의 투자확대도 예상된다.

SK종합화학은 일본 JX에너지와 9600억원 규모 파라자일렌(PX) 공장 합작사업을 추진 중이다. 그간 양사가 50대50 지분 투자하는 합작사가 국내 100% 지분 보유만 허용하는 증손회사법에 걸려 있었는데, 이번 외촉법 통과로 외국인 합작투자 시 증손회사 50% 지분이 허용됐다. 합작사는 이미 공장 건설을 진행 중으로 올 하반기 양산에 들어가 매출을 현실화하고 신규 일자리 및 지역경제 활성화 효과도 기대한다.

SK루브리컨츠도 마찬가지 문제로 고민하던 JX에너지와의 3100억원 규모 윤활유 합작투자를 본격화할 수 있게 됐다.

GS칼텍스 역시 일본 쇼와셀, 타이요오일과 1조원 규모 PX 합작투자를 약속한 지 오래됐으나 그간 외촉법 통과 불확실성에 따른 투자 리스크로 공정을 착수하지 못했었다.

뿐만 아니라 향후 추가적인 외국인 합작투자 활성화 효과도 관측된다. 당장에 눈에 띠는 것은 SK의 아크릴산 투자 건이다. SK종합화학이 일본 미쓰비시케미칼과 울산에 연산 16만t 규모 아크릴산 공장을 짓는 합작투자를 검토하고 있다. 이또한 합작사를 설립시 증손회사법이 문제가 됐었다.

이들 투자 건은 지난해 외촉법 통과 불확실성으로 SK와 GS에 큰 리스크로 작용해왔다. 하지만 외촉법 통과에 따라 리스크는 거꾸로 호재가 될 전망이다.

그도 그럴 것이 해당 투자 건들은 막대한 투자금액 만큼이나 사업 비중이 높다. SK와 GS가 동시에 1조원대 투자를 감행하는 PX는 사양사업인 석유를 대체해 나갈 화학부문 유망사업으로 각광받는다.

정유 이익이 저조한 가운데 PX는 이미 캐시카우 역할을 톡톡히 하고 있다. 정유 이익률이 2~3% 수준인데 비해 PX는 불황에도 수십대의 수익률을 내왔다. 더욱이 세계 셰일가스 개발로 유가는 떨어질 전망인 반면 셰일가스 설비확대로 PX 생산 시설이 줄어 공급부족을 야기하고 있다. SK와 GS로서는 PX 투자가 셰일가스 리스크도 상쇄할 수 있는 묘책인 셈이다. 이 때문에 SK는 SK종합화학 외에도 SK인천석유화학을 통해 PX에 1조6000억원의 투자금을 쏟고 있다.

SK와 GS는 PX 원료 조달이 가능한 일본 기업과의 합작을 통해 사업 경쟁력을 제고한다는 복안이다. 일본측은 원전사고 후 공장을 해외이전하고 있으며, 수출시장인 중국 공략에 유리한 한국과 대만을 선호하고 있다. 따라서 이번 외촉법 통과로 한국은 대만과의 외자유치 경쟁에서도 한발짝 나아갔다고 볼 수 있다.

SK 관계자는 “외촉법 통과가 불투명해 합작투자가 무산될 수 있었는데 정치권이 경제활성화를 위해 합리적 결정을 내려준 것에 감사한다”고 말했다.

재계 관계자도 “그동안 부진했던 투자가 활성화되고 지역경제의 활력제고에 도움이 될 것”이라고 기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