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일자)바야흐로 中企의 시대…2014년 핵심은 '교통정리'

2014-01-02 00:03

아주경제 강규혁 기자 =국내 중소기업계가 새해 들어 새로운 과제에 직면했다. 이른바 교통정리다.

지난해 중소기업계는 그간 염원하던 중소기업 육성과 성장을 위한 생태계 구축에 성공했다. 업계의 숙원이었던 중소기업부 신설은 이뤄지지 못했지만 현 정부가 출범 당시부터 중소기업 육성을 최대 경제 현안의 하나로 인식하고, 다양한 지원책들을 내놓으면서 위상이 급상승했다.

실제로 지난해에만 △중소기업 범위 개편 △중견기업법 제정 △소상공인시장진흥공단 출범 결정 등 굵직한 현안들에 대한 결과 도출에 성공했다. 중소기업계의 위상 확대와 함께, 실질적 발전을 위한 환경이 마련된 셈이다.

하지만 이들 법안이 처리되면서 중기청-중소기업중앙회-중견기업연합회-중소기업진흥공단-소상공인시장진흥공단 등 관련업계 간 업무분장과 역할 재분배에 대한 필요성이 제기되고 있다. 자칫 주무부처나 업무 진행 단체 및 부서의 갈등이 정책 추진에 악영향을 미칠 수 있기 때문이다.

먼저 중견기업법 신설에 따른 역할 갈등이다. 지난해 말 국회는 '중견기업 성장촉진 및 경쟁력 강화 특별법'을 본회의에서 통과시켰다. 이로써 정부는 향후 10년 간 중견기업에 대해 의무적으로 재정ㆍ행정적 지원을 펼쳐야 한다. 특별법에 따라 지난 1998년 설립된 중견기업연합회는 법정단체로 승인된다.

앞서 지난해 1월 정부는 정부조직 개편안에 따라 중견기업 정책 기능을 중기청으로 이관하며 중견기업들의 불만을 샀다. 이후 중기청이 정책기능 보완을 위해 다양한 정책을 입안하고 관련 예산을 편성해 왔지만, 이번 중견기업법이 통과되면서 상당 부문 변화가 불가피해 보인다.

지난해 12월 11일 중소기업 범위개편 당시에는 중소기업에 미치는 영향이 큰 업종별 매출액기준 설정에 있어 현장의 목소리가 충분히 수렴되지 않았다는 불만이 나왔다. 발표 당시 업계는 일제히 환영의 뜻을 나타냈지만, 내부에서는 향후 발생할 지 모를 각 단체별 역할 갈등에 대한 우려가 제기되기도 했다.

중소기업진흥공단과 새로 출범한 소상공인진흥공단의 융자ㆍ보조금ㆍ위탁사업 등 관련예산 집행 과정에서도 난항이 예상된다.

중기청이 소상공인 및 전통시장 지원 예산에 편성해 둔 금액은 총 1조 2875억원이다. 이 중 소상공인의 경영안정을 위해 융자해 줄 금액은 9150억원 가량이다. 이를 중진공과 소진공이 어떤 비율과 방식으로 집행하게 될 지에도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중진공 고위 관계자는 "내부에서도 중기청이 관련 업무를 어떻게 배분할 지 관심이 매우 높은 편이다. 비단 중진공과 소진공만의 문제가 아니라, 복잡하게 얽힌 중소기업 관련 단체들 간 확실한 가이드라인 제정 및 교통정리의 필요성이 제기되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