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자발찌 1호 연예인' 고영욱… 지난 1년간의 기록

2013-12-26 15:32

고영욱[사진=아주경제DB]

아주경제 이예지 기자 = 1년 동안 이어진 고영욱 사건이 '실형'으로 종결됐다.

26일 오후 2시 대법원 제2호 법정에서 열린 고영욱의 상고심이 기각됐다. 법원은 미성년자 성폭행 및 강제 추행 혐의로 구속 기소된 고영욱의 원심을 확정한 것. 이로써 고영욱은 2년 6개월 실형과 동시에 전자발찌 착용 1호 연예인이 됐다. 석방 이후 3년 동안 부착하게 된다.

지난 2010년부터 2012년까지 3년 동안 미성년자 3명에 대해 총 5차례에 걸쳐 성폭행 및 강제 추행한 혐의로 구속 기소된 고영욱은 1심 재판에서 징역 5년과 신상정보 공개·고지 7년, 위치추적 전자장치(전자발찌) 부착 10년을 선고받았다. 이에 불복하고 항소한 공판에서 징역 2년6월과 위치추적 전자발찌 부착 3년 형을 선고받았지만 이를 받아들일 수 없다고 상고했다.

일명 '고영욱 사건'의 지난 1년 간의 기록을 되짚어봤다.

# 검찰의 구속영장 발부 및 기소

지난 1월 10일 서울서부지법 이동근 영장전담 부장판사는 "증거 인멸 및 도주할 우려가 인정된다"라며 구속영장을 발부했다. 서울 서대문구 홍은동의 한 도로에서 귀가 중인 여중생 이 모양에게 자신이 가수 프로듀서라며 접근해 차에 태우고 몸을 만진 혐의다.

2012년 3월과 4월에도 김 모양에게 연예인을 시켜주겠다고 접근해 자신의 오피스텔로 데려가 함께 술을 마신 뒤 성폭행한 혐의로 경찰 조사를 받은 사실이 알려졌던 터라 충격은 더했다.

이같은 사실이 알려지고 2주 후 기소됐다. 검찰은 고영욱을 기소시킴과 동시에 보호관찰소에 전자발찌 부착에 대한 의견조사를 의뢰했다.

# 첫 공판… 수척해진 고영욱

2월 14일 서울 마포에 위치한 서울서부지방법원 303호 법정에서 김종호 부장판사 주재로 열린 첫 공판에서 고영욱은 수척한 얼굴로 모습을 드러냈다.

미성년자인 피해자들을 실제로 성추행했는지 여부와 그 과정에서 무력을 동반한 강제성이 존재했는지 여부에 대한 사안을 주요 쟁점으로 한 이날 공판에서 고영욱은 "행위가 있었던 것은 인정하지만 합의하에 이루어진 것이며, 물리적인 폭력은 없었다. 법률적으로 강간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변론했다.

검찰은 사건 당시 녹취록과 오피스텔 엘레베이터 CCTV, 차량 탑승 CCTV 등을 증거 목록으로 제출했으며, 재판부는 "고영욱이 반성을 하고 있는지 여부와 피해자들이 이 사건을 정확하게 이해하고 고소를 취하한 것인지 여부를 면밀히 따져봐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 전자발찌 부착 여부 공론화

논란이 되고 있는 전자발찌 착용 여부가 공론화된 건 결심공판에서다. 3월 27일 열린 결심공판에서 검찰은 고영욱에게 징역 7년을 구형과 함께 전자발찌 부착 명령을 청구하면서 잼정화됐다.

당시 검찰은 "피고인은 마지막 범죄가 수사기관에서 수사 중임이도 불구하고 같은 범행을 저질렀다. 이같은 정황을 미루어보아 재범의 우려가 있기 때문에 전자발찌를 부착해야한다"고 주장했다.

4월 10일 첫 번째 선고공판에서 법원은 "연예인에 대한 미성년자의 막연한 호기심을 이용해 피해자를 간음하고 사리분별 없는 미성년자를 대상으로 범행을 저질렀다. 또 자숙 없이 추가범행 저질렀으며 법정에서까지 혐의의 일부를 피해자의 책임으로 떠넘겼다. 죄질이 불량해 엄히 처벌해야 마땅하다"고 판시하고 5년 선고, 정보통신망을 이용한 정보공개 7년, 위치추적 전자장치 부착 10년을 명령했다.

# 불복 또 불복, 이어진 항소심

7일 오후 서울고등법원 312호에서는 고영욱의 항소심 첫 번째 공판이 진행됐다. 이날 공판은 지난 1심에서 판결을 불복하고 항소한 고영욱에 대한 재판부의 확인절차로 진행됐다.

고영욱의 변호인 측은 항소 이유로 사실에 대한 오인, 양형 판결에 대한 부당성, 전자발찌 부착 명령에 대한 부당성, 신상정보 공개 기간에 대한 부당성 등 총 4가지에 대한 부당함을 제기했다.

변호인 측은 "지난 1심에서 선고받은 부분 중 부당한 부분이 있어 항소를 제기했다. 법원의 신중한 판단이 있기를 바란다"며 선처를 호소했다.

하지만 결과는 크게 바뀌지 않았다. 2년 6개월 실형과 3년 전자발찌 부착을 명령 받은 것. 전자발찌 착용 선고에 억울함을 토로했던 고영욱에게는 불명예가 됐다.

# 마지막 희망… 상고심 기각

법정 공판 절차의 마지막인 상고심이 기각되면서 고영욱은 실형을 면하지 못하게 됐다. 더불어 전자발찌 부착 1호 연예인이라는 불명예를 얻었다. 대법원은 이날 "피고인, 피부착명령청구자 고영욱의 상고를 모두 기각한다"고 선고했다.

법조계 관계자에 따르면 고영욱은 그동안 남부구치소에 수감됐던 기간인 11개월여 가량을 제외한 1년 7개월의 형을 교도소에서 복역하게 됐다. 형량을 채우고 출소한 뒤에는 신상정보 공개·고지 5년, 위치추적 전자발찌 부착 3년이 추가 시행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