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이혜림 기자 = 이병철 삼성 창업주가 남긴 차명 재산으로 삼남 이건희 삼성전자 회장과 상속 분쟁소송을 벌이고 있는 장남 이맹희 씨가 화해 의사를 밝혀 귀추가 주목된다.

24일 서울고등법원 서관 412호에서 민사 14부 심리로 열린 항소심 5차 공판에서 이맹희 씨 측 소송대리인은 공판 말미에 "원고(이맹희)가 피고(이건희)와의 화해조정에 나설 의사가 있다는 뜻을 알려왔다"고 밝혔다.

원고 측 변호인은 "의뢰인(이맹희)은 집안의 문제로 국민들에게 큰 실망을 안긴 점을 죄송스럽게 생각한다"며 "가족 화합의 차원에서 조정에 대한 의사를 확인했다"고 말했다.

하지만 피고 측 변호인은 조정 의사에 다소 조심스러운 반응이다. 이건희 회장 측 변호인은 "화합에 대해 심사숙고하겠지만 재판이 진행 중인 것을 비춰봤을 때 어렵지 않겠냐"고 밝혔다.

재판부가 "감정의 골이 그렇게 깊었나. 소극적인 이유가 있냐"고 묻자 이 회장 측 변호인은 "이번 소송은 돈의 문제가 아니라 정의의 문제"라면서 "원고 측은 선대회장의 유지를 모독하고 있다"고 답했다.

이에 윤준 부장판사는 "만약 선대회장이 살아 있었다면 원고와 피고가 화해하기를 바랄 것"이라면서 "서로 윈윈하는 방법을 찾기를 바란다. 비공개 조정기일을 잡아보자"고 말했다.

향후 이맹희 씨 측에서 소송을 취하하거나 공식적으로 유감 표명을 하지 않을 경우 삼성 측이 화해 의사를 받아들이긴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삼성 관계자는 "원고 측의 추가 조치가 있다면 그 때 대응안을 생각해 볼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