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 경매시장 '큰 장' 선다

2013-12-23 16:52

아주경제 노경조 기자 = 올해 경매시장은 전셋값 고공행진이 지속되면서 싼값에 내 집을 마련하려는 실수요자들로 붐볐다. 법정에는 하우스푸어와 거래실종이 양산한 경매물건들로 넘쳐났다. 이런 현상은 내년에도 이어질 전망이다.

23일 경매정보업체 지지옥션은 오랜 불황에 경매시장으로 유입된 물건이 많은데다 전세난 해소가 쉽지 않아 경매시장에 대한 관심은 내년에도 지속될 것으로 내다봤다. 최근 국회 본회의를 통과한 6억 이하 주택 취득세 영구인하 법안도 주효하다는 평가다.  

지지옥션은 경매시장 활황을 이끄는 가장 큰 원인으로 풍부한 공급 물량을 꼽았다. 

넘쳐나는 경매물건을 해소하기 위해 올해 수도권 지역 관할 법원을 중심으로 11개의 계가 신설됐다. 지난해(5~6건)보다 두배가량 증가한 수치다. '계'란 경매물건을 처리하기 위해 일정 수량별로 구분해 놓은 것을 의미한다.

저감률도 상향 조정됐다. 여주지원과 수원ㆍ부산지방법원 본원은 물건의 신속한 처리를 위해 저감률을 20%에서 30%로 변경했다. 저감률 증가는 한번 유찰될 때마다 저감되는 폭을 늘린 것으로, 다음 회차의 최저가가 낮아져 투자자들의 관심이 집중되는 효과가 있다.

또 올해 수도권 아파트 신건 경매물건이 2001년 조사 이래 역대 최대치인 1만4153건을 기록했다. 가계대출 잔액이 676조로 치솟고 연체율 역시 지난 8월말 기준 0.99%까지 오르고 있어 담보 설정된 부동산이 경매로 내몰릴 확률이 높다는 분석이다.

배당종기일이 잡힌 전국 부동산 경매 물건수도 9월 1906건에서 이달 5560건으로 3배가량 증가했다. 내년 1월 7357건으로 증가세를 보이고 있다. 배당종기일 확정 후 첫 경매일자가 잡히기까지 3~4개월이 소요되는 만큼 내년 상반기까지는 물량이 풍부할 전망이다.

특히 계속되는 부동산 경기 침체로 하우스푸어가 증가해 주택 경매가 봇물을 이룰 것이란 관측이다. 수요층이 두터운 전용면적 85㎡ 이하 중소형 아파트, 연립ㆍ다세대주택, 오피스텔의 상승세 견인이 예상된다.

수익형 부동산의 경우 양극화를 보이는 오피스텔과 달리 상가의 인기는 꾸준할 것으로 보인다. 올해 전국 상가 낙찰률은 25%로 조사 이래 역대 최고치다. 평균 응찰자수 역시 2.7명으로 최고 수준을 기록했다. 낙찰가율은 61%로 2003년(63.5%) 이후 10년 만에 두번째로 60%를 넘었다.

토지 경매시장은 개발호재가 있는 지역을 중심으로 꾸준한 상승세를 보일 전망이다. 올해 전국 토지경매는 9만6495건이 진행돼 2009년 이후 최고치를 나타냈다. 개발계획이 축소되면서 대거 경매시장으로 쏟아진 탓이다. 반면 낙찰가율은 60.3%로 역대 최저치를 보였다.

다만 제주도, 세종시 등 호재가 있는 지역은 월 평균낙찰가율이 100%를 넘었다. 제주도 토지는 올해 평균 낙찰가율이 94.5%로 7~11월 평균 낙찰가율이 계속 100%를 웃돌았다. 올해 땅값 상승률이 가장 높았던 세종시는 평균 낙찰가율 85.7%, 평균 낙찰률은 43%로 조사됐다.

지지옥션은 내년 제주도와 세종시를 비롯해 최대규모 쇼핑몰이 들어서는 하남시, 경북도청 이전 신도시가 조성되는 예천군 등이 인기몰이를 할 것으로 내다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