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수단 내전 위기 고조, 국제사회 대책 마련 본격화

2013-12-23 14:57

아주경제 이광효 기자=아프리카 남수단에서 내전 위기가 고조됨에 따라 국제사회도 대책 마련을 위한 움직임을 본격화하고 있다.

22일(현지시간) AP, AFP 등 주요 외신들에 따르면 이날 유엔은 “민간인들을 보호하기 위해 반군이 장악한 파리앙과 보르 등의 도시에 더 많은 평화유지군을 보내기로 했다”고 밝혔다. 파리앙은 남수단의 주요 유전 지대인 유니티주에 있다. 보르는 종글레이주의 주도다.

반기문 유엔 사무총장은 폭력 행위 즉시 종식을 위해 할 수 있는 모든 것을 다 할 것을 남수단 정부와 반군 지도자들에게 요청했다.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은 의회에 보낸 편지에서 “남수단의 상황을 주시하고 있고 대사관을 포함해 미국민의 신체와 재산의 안전을 지키기 위해 추가 군사 조치를 할 수도 있다”며 “군사력을 사용해 권력을 잡으려는 시도는 (남수단에 대한) 미국과 국제 사회의 원조를 끊게 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미국은 대사관 경비 등을 위해 전날까지 46명의 병력을 파견했다.

젠 사키 미국 국무부 대변인은 22일 성명에서 “유엔 및 남수단 정부와 공동으로 민간 헬리콥터 등을 동원해 반군이 장악한 보르시에 있던 미국 시민권자들과 동맹국 국민들을 모두 다른 지역으로 옮겼다”며 “보르 공항의 안전을 책임진 미국과 유엔이 전투를 벌이는 남수단 정부군과 반군에 이번 수송이 인도주의적 임무라는 점을 확인시키는 조처를 했다”고 밝혔다.

미국 국무부 등에 따르면 지금까지 미국인 관료ㆍ시민 380명, 타국 국민 300여명이 4대의 임대 항공기와 5대의 군용기 등으로 나이로비 등으로 옮겨졌다.

CNN은 “미 국방부 존 커비 대변인이 21일 ‘남수단에서 미국민을 소개하려고 종글레이주 주도 보르에 내리던 군용기 3대가 지상 공격을 당해 타고 있던 4명이 다쳤다’고 말했다”고 전했다.

케냐, 에티오피아, 우간다, 지부티 같은 남수단 주병국들도 사태 확산을 막기 위해 외교장관을 남수단으로 보냈다.

한국 외교부도 19일 남수단에 대해 특별여행경보(철수권고)를 발령했다.

남수단은 아프리카 북동부에 위치해 있는데 지난 2011년 7월 수단으로부터 분리 독립됐다.

살바 키르 남수단 대통령은 16일 “수도 주바에서 쿠데타 시도가 있었으나 격퇴했다”고 밝혔다.

이후 정부군과 리크 마차르 전 부통령을 지지하는 일부 군인들 사이에 교전이 벌어졌고 종족 간의 갈등으로 유혈 사태는 확산되고 있다. 지금까지 사망자가 최소 500명, 부상자가 700여명에 달하는 것으로 추산된다.

키르 대통령은 최대 다수 종족인 딩카족, 마차르 전 부통령은 두 번째로 큰 누에르족 출신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