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근혜 대통령, "금융소비자보호원 분리 설립하는 게 바람직"
2013-12-20 16:02
20일 금융인 초청 오찬
아주경제 주진 기자 =박근혜 대통령은 20일 "그동안 실물경제 조력자로서 역할을 강화하고, 또 기본책무를 재정립하는 일에 힘을 기울여 왔다면 이제는 창조적 금융, 신뢰받는 금융, 글로벌 금융으로 우리 금융산업을 한 단계 업그레이드해야 한다"고 말했다.
박 대통령은 이날 청와대에서 금융인 30여명과 오찬을 함께한 자리에서 "저는 우리 금융산업이 고부가가치 서비스산업으로 발전해 나가야 한다고 믿는다"며 이같이 주문했다.
박 대통령은 '창조적 금융'과 관련, "금융의 창의성을 구현하는 첫 단추가 금융에 대한 규제완화"라며 "소비자 보호와 건전성 유지를 위해 꼭 필요한 규제만 남겨놓고 네거티브 방식으로 모든 규제를 과감히 풀어야 한다"고 밝혔다.
또 "앞으로 규제환경이 달라지면 더는 담보나 보증 위주로 손쉽게 돈을 벌던 시대는 계속되기 어려울 것"이라며 "아이디어와 기술가치, 비즈니스 모델을 높이 평가하고 이를 사업으로 연결해내는 금융회사만이 미래 한국 금융을 선도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고 금융사들의 혁신을 당부했다.
박 대통령은 아울러 "그동안 금융권에서 발생한 여러 사고로 인해 금융에 대한 국민 신뢰가 많이 떨어졌다"고 지적한 뒤 "신뢰회복의 첫걸음은 금융권에 돈을 믿고 맡긴 소비자를 철저하게 보호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이런 점에서 금융소비자보호원을 분리 설립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또한 "부실이 생기지 않도록 사전에 철저히 관리하고 일단 부실화가 된 경우 신속하게 구조조정을 통해 국민 부담을 최소화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박 대통령은 '글로벌 금융'에 대해 "우리 금융도 이제 눈을 돌려 해외시장 개척에 적극 나서야겠다"며 "그동안 국제금융 중심지에 진출해 선진금융 기법을 배우는데 치중해 왔다면 앞으로는 신흥국과 개도국으로 사업 기회를 넓혀가야겠다"고 말했다.
이어 "금융위기 극복과정에서 갖춰온 예금보험과 부실채권정리제도, ICT에 기반을 둔 증권거래시스템 등 한국형 금융인프라를 신흥국에 수출하고 공유한다면 해외진출 기반도 더욱 공고해질 것"이라며 "자동차나 플랜트 등 경쟁력 있고 국내 기업이 필요한 분야부터 우선 금융을 제공하면서 해외에 동반진출하거나, 경상수지 흑자로 풍부해진 국내 외화유동성을 해외진출을 위한 외화자금 조달에 활용하는 창의적 방안도 검토할 필요가 있다"고 제안했다.
박 대통령은 이와 함께 "중장기적으로 원화 국제화도 추구해야 한다"며 "이미 통화 스와프 체결 등으로 원화 국제화 첫발을 내디딘 만큼 경상 거래뿐 아니라 자본거래에서도 국제화가 점진적으로 추진될 수 있도록 준비해야겠다"고 말했다.
박 대통령은 금융을 '우리 경제의 혈맥'이라고 표현하며 "앞으로 국민의 어려운 살림살이를 풀어주고 재기할 수 있는 나침반 같은 역할을 금융이 해달라"고 당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