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정시모집은 ‘2승1무’ 전략!…무슨 말이지?
2013-12-18 09:57
학생들, 올 한해 새 입시정책·비리 관련 신조어 대거 양산
아주경제 한병규 기자 = 올해도 학생들은 많은 신조어를 양산했다.
신조어라 하면 ‘애들이나 하는 말’이라 치부하기도 하고, ‘국어 파괴’ 논란도 따른다. 하지만 막상 들어보면 사회상을 기막히게 잘 반영해 피식 웃게 만드는 것도 사실이다.
이를 조사한 영어교육전문기업 ‘윤선생’은 “올해 교육계에는 처음으로 도입된 선택형 대학수학능력시험, 또 전국을 떠들썩케 했던 영훈국제중학교 입시비리 관련 신조어가 다수 생겨났다”고 18일 밝혔다.
선택형 수능이 처음으로 시행된 만큼 대학 입시와 관련된 새로운 용어가 많이 나왔다.
‘갈아타기’는 모의고사에서 영어 B형을 택했던 수험생들이 등급 상승을 노리고 수능에서 A형을 응시하는 현상을 일컫는다. 또 과거 정시모집에서 가/나/다군별로 안전·적정·소신지원을 하는 ‘1승1무1패 전략’이 있었다면, 올해는 선택형 수능에 따른 복잡한 전형으로 인해 안전·안전·적정지원을 뜻하는 ‘2승 1무 전략’이라는 말이 유행하고 있다. 대학에서 추가 합격자에게 등록 의향을 물어오는 전화는 ‘전화찬스’라고 불린다.
지역균형선발전형으로 들어온 학생은 ‘er’을 붙여 ‘지규너’라고 불렸고, 창의적 체험활동은 4개 영역인 자율활동·동아리활동·봉사활동·진로활동의 앞글자를 따 ‘자동봉진’이라는 약칭으로 불린다.
◇권력관계·교육열 관련 용어 여전히 강세
학생들 사이에서 유행하는 값비싼 브랜드, 또 이를 통해 나타나는 ‘권력관계’를 풍자하는 신조어의 강세는 여전했다.
지난해 수십만원 상당의 비싼 점퍼를 이르는 ‘등골브레이커’라는 말이 널리 쓰였다면 올해는 명품 책가방을 일컫는 ‘등골백팩’이라는 용어가 생겼다. 한 벌에 100만원이 훌쩍 넘는 프리미엄 재킷 브랜드 ‘캐나다구스’와 ‘몽클래어’를 합친 ‘캐몽’도 올해 만들어졌다.
‘빵셔틀’을 본뜬 ‘와이파이 셔틀’이란 말도 생겼다. 힘없는 학생에게 스마트폰 무제한 데이터 통신요금에 가입하게 한 뒤 테더링이나 핫스팟 기능을 이용해 자신은 무료로 인터넷을 사용하는 행동이다.
학부모들의 높은 교육열을 일컫는 신조어로 ‘빗장도시’, ‘돼지엄마’ 등이 등장했다. 빗장도시는 집값이 비싸고 학력 수준이 높아 외부에서 이사 오기 어려운 교육특구 지역, 돼지엄마는 정보력과 리더십이 있는 엄마가 여러 명의 엄마를 이끌고 다니는 것을 의미한다. 집안 어른이나 가장보다는 자녀를 중심으로 생활 방식을 정하는 부부는 ‘펭귄부부’로 불렸다.
‘스칸디맘’·‘스칸디대디’처럼 자녀와 많은 시간을 보내며 인성교육을 하는데 무게를 두는 북유럽식 교육관을 가진 부모를 의미하는 말은 많은 학생들의 희망사항으로 통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