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제윤 금융위원장 "국내 금융에 대한 외부 비판, 겸허히 받아들여야"(종합)

2013-12-09 13:42
윤창현 금융연구원장, 선제적 통화정책 수행 강조

아주경제 이수경 기자 = 신제윤 금융위원장은 9일 "외부에서 보는 우리 금융에 대한 시각은 밝지만은 않다"면서 "비판을 좀더 겸허하게 받아들일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이날 글로벌 금융학회와 한국금융연구원이 명동 은행회관에서 공동 주최한 정책심포지엄 및 학술대회에서 신 위원장은 기조연설을 통해 이 같이 말했다.

신 위원장은 "우리 금융의 현재 모습은 3가지로 비유될 수 있다"면서 △'비올 때 우산뺏기' 식 보신주의 △'우물 안 개구리' 식 현상유지 행태 △'그들만의 리그'로 인식되는 공급자 위주의 금융행태를 꼽았다.

그는 "현실 안주형 금융은 수익성 저하와 국민신뢰 상실, 금융경쟁력 약화의 요인으로 작용한다"면서 "금융이 현실에 안주해 있다면 현상유지도 어려울 것이 자명하다"고 지적했다.

그러나 신 위원장은 "금융발전의 핵심동인에서 위기를 기회로 전환해 재도약할 수 있는 가능성을 찾을 수 있다"면서 △글로벌 금융 경쟁력을 지닌 실물경제 △전 세계적으로 유례없이 빠른 고령화 △우리나라와 유대감이 높은 신흥국 시장 △축적돼 있는 금융자산 등 4가지를 꼽았다.

이와 관련해 그는 최근 발표한 '금융업 경쟁력 강화방안'에 대해 소개하면서 향후 10년간 금융업 부가가치 비중을 10%로 높이는 '10-10 밸류업' 목표에 대해 다시 한 번 목소리를 높였다.

또한 신 위원장은 "우리 경제는 소규모 개방 경제로 세계경제 변동에 취약할뿐만 아니라 높은 가계부채 수준, 빠른 수준의 고령화는 향후 우리 경제의 활력을 급속히 저하시킬 수 있다"면서 "회복의 모멘텀을 이어가고 경제 성장을 견인하기 위해서는 창조경제에 보다 박차를 가해야 한다"고 말했다.

윤창현 금융연구원장은 이날 주제발표를 통해 선제적인 통화정책 수행을 강조하면서 "내년 중 한국은행이 기준금리 인상을 검토할 필요가 있다"고 주장했다.

윤 원장은 "내년 중 우리 경제는 잠재성장률(3.6~3.7%)을 소폭 상회하는 4.0%의 성장률을 기록할 전망"이라며 "기준금리 변경이 실물경제에 영향을 미치는 파급 시차를 감안할 때 선제적인 금리 인상의 필요성이 높다"고 말했다.

다만 신흥국 성장세 둔화, 선진국의 완만한 경기회복, 고령화 등에 따른 잠재성장률 하락 등으로 경기 흐름을 정확히 포착하기 어렵다는 점은 금리정책 방향을 경기 부양에서 경기 안정으로 적기에 전환하는 데 장애물로 작용할 것으로 예상했다. 저물가 지속으로 인한 인플레이션 목표제의 유효성과 금리정책 목표에 대한 논란 확대도 통화정책에 대한 신뢰 약화로 이어질 수 있다는 지적이다.

그는 "향후 금리정책 방향 전환시점 포착의 어려움, 저물가 하의 인플레이션 목표제 유효성 등으로 통화정책 수행에 어려움이 예상된다"면서도 "금리정책 전환 시점을 지나치게 미루면 2009년 7월처럼 경기상승국면이 종결되는 시점에서야 금리를 인상해 경기진폭을 오히려 확대시킬 수 있다"고 우려했다.

한편 이날 행사에는 신 위원장을 비롯해 오갑수 글로벌 금융학회장과 최경환 새누리당 원내대표, 한덕수 한국무역협회장과 이종휘 신용회복위원장, 홍기택 KDB산업은행장, 이건호 KB국민은행장, 김정태 하나금융 회장 등 다수의 금융 관계자들이 참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