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펀드 잘나간다? 엔저에 환노출형 수익은 뚝
2013-12-05 16:21
5일 펀드평가사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설정액 10억원 이상 환헤지형 일본펀드의 최근 1개월 수익률은 6.66%로 지역·국가별 펀드 중 가장 높아, 해외 주식형 펀드의 전체 평균 수익률(2.01%)을 4%포인트 이상 웃돌았다. 이에 반해 환노출형은 최근 1개월 수익률이 1.49%로 같은 펀드임에도 불구하고 저조한 이익을 거뒀다.
기간을 늘릴수록 환헤지 여부에 따라 수익률은 더 극명하게 갈렸다. 연초 이후 환헤지형 수익률은 43.1%에 달했으나 환노출형은 22.6%로 절반 정도에 불과했다.
특히 일반펀드와 비교하면 상장지수펀드(ETF)는 더욱 부진했다. 국내 시장에 상장된 유일한 일본지역 ETF인 삼성자산운용의 '코덱스 Japan'은 환노출형으로 최근 1개월 동안 0.53% 올랐으며 3개월과 6개월 수익률은 1~2%대에 불과하다.
이러한 수익률 차는 올 상반기에 이어 최근 엔화 약세(엔·달러 환율 상승)가 다시 가팔라졌기 때문이다. 환헤지형은 투자 시점 환율로 고정해 환차손을 방지하나 환노출형은 환율 흐름에 따라 환차손이 발생한다.
서대일 KDB대우증권 연구원은 "엔화 약세는 미국 중앙은행(Fed)과 일본 중앙은행(BOJ)의 통화 정책에서 비롯됐다"며 "글로벌 경기 회복으로 안전자산으로서의 엔화 자산 매력이 약해졌다"고 설명했다.
지난 3일 BOJ의 추가적인 통화완화정책 사용 가능성이 대두되면서 엔·달러 환율은 장중 103엔을 돌파, 7개월 만에 연고점에 근접했다. 더구나 Fed의 연내 양적완화 축소 단행 우려로 당분간 엔화 약세 기조는 유지돼 펀드 수익률 격차는 더욱 벌어질 것으로 전망됐다.
실제 국제금융센터에 따르면 외국계 투자은행(IB) 9곳의 엔·달러 환율 12개월 전망치는 평균 110.89엔이다. 현재 엔·달러 환율보다 8% 이상 오를 것으로 분석됐다.
허진욱 삼성증권 연구원은 "내년 4월 소비세 인상 이후 일본의 경기둔화가 가시화될 경우, BOJ가 추가적인 통화완화정책을 사용할 가능성은 높다"며 "점진적으로 엔화 약세 추세가 지속될 것"이라고 판단했다.
이에 따라 환율 변동성을 염두에 둔 해외펀드 투자자들은 환헤지형으로 리스크를 줄일 필요가 있다는 분석이다.
장춘하 우리투자증권 연구원은 "올 상반기와 같이 엔·달러 환율이 급등하지는 않을 것이나 추가적인 상승 여지는 충분하다"며 "수익률 제고를 위해 환헤지형 전략으로 가져갈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