文 “安, 단일화 과정서 마무리 절차 없었다”

2013-12-05 14:57

저서 ‘1219 끝이 시작이다’ 출간…대선 승리 위한 12가지 제안 담아
안철수 ‘소극적’ 행보 우회 비판…“패배보고서 제출이 패장의 의무”


아주경제 김봉철 기자 = 민주당 문재인 의원은 지난해 대선 당시 가장 아쉬웠던 점으로 무소속 안철수 의원의 후보직 사퇴를 꼽았다.

문 의원은 5일 언론에 사전 배포한 자신의 저서 ‘1219 끝이 시작이다’를 통해 이 같은 단일화 비화를 공개했다. 문 의원이 안 의원에 대한 직접적인 언급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그는 “단일화 과정에서 가장 아쉬웠던 점은 경쟁에 의한 단일화를 이루지 못한 것”이라며 “정정당당한 경쟁과 승복으로 단일화가 이뤄져야 그 효과가 극대화될 수 있는데 그러지 못했다”고 자성했다.

문 의원은 안 의원이 지난해 12월 19일 대선 투표 당일 미국으로 출국한 것과 관련해서도 “선거가 끝나기 전에 출국한 것은 선거 결과를 낙관했거나, 그것이 선거에 영향을 미치리라고 예상하지 못했기 때문일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한완상 이사장을 포함한 시민사회 어른 몇 분이 제게 ‘통 큰 양보’를 당부했다”면서 “제게 그럴 의지가 없었던 것이 아닌데도 시간을 끌다가 기회를 놓치고 말았다. 지난 대선에서 가장 후회되는 대목”이라고 회고했다.

이어 “100만 국민경선에 의해 선출된 후보이므로 제 독단으로 양보하면 안 된다는 주문들이 많았고 제 생각도 같았다”면서 “결과적으로 그게 과욕이 됐다”고 성찰했다.

문 의원은 이 같은 발언들은 자신에 대한 반성과 더불어 우회적으로 안 의원의 ‘소극적인 행보’를 비판한 것으로 해석된다.

야권 단일화 과정에서 안 의원이 후보직을 전격적으로 사퇴한 것과 관련해서도 “우리는 후보들 간에 마지막으로 의견을 교환하거나 최종 의사를 통고하는 마무리 절차가 어떤 형태로든 있을 것으로 예상했다. 회동이나 하다못해 전화 통화라도 있을 것으로 생각했다”고 말했다.

문 의원은 또 한 가지 아쉬웠던 점으로 당 안팎에서 거세게 요구했던 민주당 지도부 사퇴를 꼽았다.

그는 “대선을 지도부 공백 상태에서 치르게 됐고, 치명적인 전력의 약화였다”면서 “사실 안 후보가 단일후보가 되더라도 민주당의 조직적 지원을 위해 필요한 분들이었다. 제가 안 후보측을 적극 설득하지 못한 것이 후회된다”고 밝혔다.

아울러 문 의원은 “단일화 그늘도 컸다”며 단일화 부작용에 대해서도 도 언급했다.

그는 “단일화가 늦게 되는 바람에 본선 모드로 전환할 시간이 부족했다”면서 “단일화의 모든 것을 후보 간 협상에 맡겼는데 한쪽이 협상을 늦춰도 속수무책, 벼랑 끝 전술로 버텨도 속수무책, 평행선을 달려도 속수무책이었다”고 말했다.

문 의원은 국가정보원 등의 선거개입 의혹과 관련, “대선 승리와 집권 연장을 위해 국가기관을 동원하고 권력을 사유화한 일”이라면서 “실제로 선거 결과에 얼마나 영향을 미쳤느냐에 상관없이 그 자체로 선거의 공정성과 정당성이 무너졌다”고 비판했다.

한편 모두 4부로 된 저서는 문 의원이 대선후보로 나서기까지 자신의 정치역정과 대선 패배원인 분석, 박근혜 정부에 대한 총체적인 평가와 국정운영에 대한 우려 및 제언, 2017년 대선 승리를 위한 12가지 제안 등을 담고 있다.

문 의원은 책을 발간하게 된 동기에 대해 “패배에 대한 보고서를 제출하는 것이 패장에게 남은 의무라고 생각했다”면서 “패배를 되풀이하지 않으려면 패배를 거울삼아야 하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제발 (책 출간으로) ‘친노(친노무현) 세력의 세 결집을 노렸다’는 따위의 분석은 하지 말기 바란다”며 “친노라는 막연한 공격과 비난은 이제 더 이상 없었으면 한다”고 당부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