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응답하라 1999, 벤처 르네상스-7> 현실성 있는 지원만이 답이다

2013-12-09 08:55

아주경제 강규혁ㆍ한지연 기자 =최근 청년고용률이 지속적으로 하락하면서 '창업'에 대한 열기가 어느 때보다 뜨겁다. 그러나 이러한 사회ㆍ경제적 요구와 분위기 조성에도 불구, 실제 국내 창업 환경에서 성공하기란 여전히 쉽지 않은 일이다. 중장기적 발전 방향의 부재와 실질적 지원이 미흡하다는 지적 때문이다.

정부는 현재 중소기업의 경쟁력 강화 및 수출 지원 사업을 위해 △중소기업 컨설팅 △신제품 개발지원 △수출인큐베이터 △해외전시회 참여 등을 지원하고 있다. 문제는 이러한 지원들이 현실성 있게 와닿지 않는다는 점이다.

벤처기업들이 대기업 등으로 기술을 이전하거나 정부정책자금을 통해 자금문제를 해결하는 것은 여러 가지 한계에 부딪치기 쉽고, 매출 실적이 미미한 기업에게는 정책자금지원도 제한된다. 정부 지원금조차 벤처기업 '육성' 보다는 '안정'에 치우쳐있어 현장에서 창업인들이 느끼는 괴리감이 크다는 게 업계 종사자들의 공통된 의견이다.

창업 4년차에 접어든 한 업계 관계자는 "창업에 뛰어드는 순간 중소기업 및 대기업, 해외 기업 등 모든 기업과 경쟁상대가 된다"며 "모든 상황이 이들보다 열악하기 때문에 일정기간 동안 가시적인 성과가 없어도 수혈 받을 수 있는 안정적인 창업 환경이 조성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 창업생태계 조성은 OK, 나무 아닌 숲을 보는 안목 절실

정부와 중소기업진흥공단은 지난 2011년 안산연수원에 청년창업사관학교를 개설했다. 청년창업사관학교는 창업을 꿈꾸는 이들이 창업 계획을 수립하고 사업화 해 나가는 모든 과정을 지원한다. 

지난 2월에는 213명의 2기 졸업자를 배출했고, 6월에는 새로운 도전을 꿈꾸는 3기 입교자 301명이 입교했다. 척박하기만 했던 국내 창업 생태계에서 새로운 형태의 인큐베이팅 시스템을 구축했다는 평가다.

특히 개개인의 역량을 바탕으로 무조건적인 도전이 요구됐던 제1차 벤처붐 때와는 달리 창업교육에 대한 중요성을 인식하고 그에 따른 대응전략을 마련해 간다는 점이 예비 창업자들에게 힘을 더하고 있다. 

실제로 휴대용 DJ기기로 세계적인 음향기기 전문기업인 몬스터그룹과 세계 배급 계약을 체결해 화제가 된 제이디사운드의 김희찬 대표 역시 청년창업사관학교 1기생 출신이다.

다만 일각에서는 청년창업사관학교가 단기적 대응책이 아닌 보다 중장기적 관점의 비전을 정립해야 한다는 의견이 제기되고 있다.

벤처 창업자들이 창업 이후 가장 큰 애로점으로 꼽는 것이 마케팅과 판매채널 확보인데, 이에 대한 후속 지원이 부족하다는 것이다. 

실제로 양한봉 산업연구원 선임연구원은 지난 9월 한국직업능력개발원 동향지인 'The HRD Review'에 '청년창업사관학교의 운영 실태와 과제'라는 제목의 글을 통해 이 같이 밝힌 바 있다.

더불어 졸업기업이 국내를 넘어 해외시장에서도 영향력을 발휘할 수 있는, 이른바 '글로벌 강소기업'이 될 수 있도록 역량강화를 위한 지원대책도 필요하다는 게 양 의원의 생각이다.

◆ 금융지원도 양보단 질…현실적인 접근 필요해

중소기업청의 내년도 예산은 올해보다 5% 넘게 증가한 6조 9821억원 규모다. 특히 벤처 및 창업확대를 위한 자금을 대폭 늘렸다.

'청년창업펀드'와 '에인절투자매칭펀드' 조성을 위해 필요한 모태펀드 출자 예산을 기존 500억원에서 1000억원으로 늘렸으며, 창업선도대학도 23개로 확대하며 500억원이 넘는 예산을 편성했다. 각 지자체와 유관기관들도 앞다퉈 관련 예산 편성에 열을 올리고 있다.

그러나 국내 벤처기업들은 여전히 재원 확보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것이 사실이다.

2011년 기준 우리나라의 국내총생산(GDP) 대비 벤처투자 비율은 0.12%에 불과해, 벤처 및 창업선진국인 이스라엘(0.66%)이나 미국(0.22%)에 비해 상당히 낮다.

5일 최수현 금융감독원장이 벤처캐피탈 업계 대표들과 만난 자리에서 벤처캐피탈 활성화의 필요성을 강조한 이유다.

더 큰 문제는 대부분의 벤처나 창업기업이 초기 수익 창출이나 자금상환이 쉽지 않은 상황에서 과도한 조건이나 담보를 요구하는 경우도 많다는 점이다.

이에 대해 한 벤처업계 관계자는 "기술력을 담보로 하는 벤처기업이 성장하기 위해서는 마케팅력 못지 않게 재원확보가 가장 중요하다.하지만 현재 벤처기업들은 대다수가 은행 등 대출 위주의 자금조달에 매달리고 있다"며 "벤처투자와 정책금융 형태 등 현실적인 방안이 시도돼야 한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