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간밤의 TV] 일일극 판도에 새바람 예고한 ‘잘하나’

2013-12-03 14:21

[사진제공=SBS]

아주경제 권혁기 기자 = 말도 없이 출연배우들을 죽여 하차시켰다가 되살리거나, 암세포를 생명이라고 표현한 막장 드라마, 사고를 당한 자매 중 동생이 먼저 깨어나 언니의 얼굴로 성형을 하고, 형부와 잠을 자는 막장 드라마 사이에서 새로운 드라마가 나타났다. SBS 일일드라마 ‘잘 키운 딸 하나’(극본 윤영미·연출 조영광)가 2일 오후 7시 10분 방송을 시작했다.

잘 키운 딸 하나는 수백 년간 간장을 만들어 온 황소간장 가문에서 태어난 넷째 딸 장하나(박한별)가 형편 때문에 남장을 하게 되면서 벌어지는 이야기를 담고 있다.

장하나의 엄마 주효선(윤유선)은 임신한 아이가 아들이란 소리에 기쁨을 감추지 못했다. 드디어 대를 이을 수 있다는 기쁨도 잠시, 유산으로 큰 슬픔에 빠졌다.

그 틈을 타 효선의 친구 임청란(이혜숙)은 황소가문의 첩 자리를 꿰차기 위해 계략을 세웠다.

잘 키운 딸 하나는 한국 사회 안에 잔재하고 있는 가부장적 사고와 남아선호사상에 대해 다루면서 타 방송사의 막장 드라마들과는 다른 노선을 탈 예정이다.

연출자 조영광 PD는 “다른 막장 일일드라마들과 달리 전체적으로 밝은 모습을 담겠다”고 공언했다. “120회라는 긴 시간동안 밝고 건강하게 극을 끌고 가는 것이 목표”라며 “간장회사가 배경인데 오랫동안 묵혀야하는 간장처럼 오랫동안 사랑을 받고 싶다”고 덧붙였다.

시청률조사회사 닐슨코리아에 따르면 첫 성적은 5.8%(전국기준)로, MBC ‘오로라 공주’(19.5%) KBS2 ‘루비반지’(18.9%)에 비하면 아쉽다.

막장을 뺀 잘 키운 딸 하나가 앞으로 일일극 판도에 어떤 바람을 불러올지 지켜볼 일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