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분만에 완판, 무서운 중국 인터넷금융 성장세

2013-12-02 13:52
10분만에 100만위안 모집 성공, 알리바바 펀드는 가입액 1300억위안 넘겨

합작 보험사를 설립한 마윈(알리바바), 마밍저(핑안보험), 마화텅(텐센트) 회장.


아주경제 베이징특파원 조용성 기자 = 중국에 인터넷펀드와 인터넷보험판매가 선풍적인 인기를 끌고 있다. 기존 국유은행 중심의 금융질서에 변화의 바람이 불고 있다. 

자금운용업체인 둥방차이푸(東方財富) 산하의 인터넷펀드판매플랫폼인 톈톈펀드망이 후이톈푸(匯添富)펀드와 함께 내놓은 약정금리 7%의 펀드상품이 판매개시 10분만에 완판되는 기염을 토했다고 제일경제일보가 2일 전했다. 톈톈펀드망이 내놓은 펀드상품의 최저투자금액은 100만위안(한화 약 1억7500만원)으로 비교적 높았지만, 지난달 29일 오전 9시에 인터넷판매를 개시한 이후 150좌가 10분만에 다 팔려나갔다. 모집자금은 모두 1억5000만위안이었으며 1인당 평균투자액은 200만위안을 조금 웃돌았다. 여유자금이 많으면서도 인터넷에 능한 투자자들이 인터넷금융에 열광하고 있음을 여실히 보여준다.  

이 밖에도 바이두, 알리바바, 텐센트 등 유수의 인터넷기업들이 앞다퉈 금융업에 뛰어들고 있다. 지난달 중국 포털 1위업체인 바이두가 중국자산관리와 공동으로 내놓은 ‘바이파(百發)’라는 펀드상품은 출시 하루만에 10억위안의 자금을 모았다. 이 상품은 목표 연간 수익률이 8%며 1위안만 가지고도 가입할 수 있는 게 특징이다. 현재 수탁고는 100억위안을 넘어섰다. 바이두는 앞선 데이터 추출 기술과 빅데이터 분석 능력을 바탕으로 사용자가 원하는 금융상품을 만들어 시장에 침투해 나간다는 방침이다. 

알리바바가 지난 6월에 내놓은 위어바오(餘額寶)는 이미 가입금액은 1300억위안을 넘었다. 알리바바가 톈훙(天弘)펀드와 함께 내놓은 위어바오는 알리바바의 중국 최대 온라인 자금 결제 서비스인 알리페이를 이용하는 계좌에서 돈을 꺼내 직접 펀드에 투자할 수 있도록 설계됐다. 출시 4개월만에 가입자는 1600만명을 넘어섰다. 위어바오는 단숨에 중국 최대 규모 공모 펀드에 올라섰다. 

중국의 1위 메신저인 QQ를 운영중인 텐센트는 10개 자산운용사와 손잡고 새로운 메신저서비스인 위챗에 펀드 투자 기능을 추가했다. 4억 명에 이르는 위챗 사용자는 스마트폰에서 간단하게 펀드에 가입할 수 있다. 

지난달에는 알리바바와 텐센트가 중국 최대 보헝업체인 핑안(平安)과 함께 인터넷 보험회사 '종안'을 설립했다. 이달에 첫 상품이 출시될 예정이다. 핑안보험의 마밍저(馬明澤) 회장은 “인터넷 기업이 기술이 결합된 새로운 보험 상품을 내놓을 것”이라며 “전통적인 보험회사를 상대로 의미 있는 시장점유율을 확보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이같은 인터넷 금융의 급부상에는 전통적인 국유금융은행이 중소기업이나 일반인의 자산관리 수요에 적극적으로 부응하지 못하고 있다는 배경이 작용하고 있다. 이들 국유은행들은 국유기업들에 대한 금융지원이나 대규모 대출과 수신에만 전념하기에도 여력이 없는 게 현실이다. 또한 올 들어 대출금리가 폐지되는 등 금리 시장화 속도가 빨라지고 대출 자산 증권화가 확대되고 있는 것도 인터넷 금융의 부상을 촉진하고 있다. 

한편 지난달 29일 보험감독관리위원회의 천원후이(陳文輝) 부주석은 "인터넷 금융과 인터넷 보험이 중국금융개혁을 앞당길 것"이라며 "인터넷기업의 방대한 데이터를 토대로 더욱 세분화된 상품이 계속 출시된다면 기존의 대형업체들에게 충분히 위협으로 작용할 것"이라고 내다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