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제과의 역할이 커지는 이유

2013-11-25 17:30

아주경제 홍성환 기자 =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과 신동주 일본롯데홀딩스 부회장 형제가 롯데제과 지분을 늘리는 것과 관련해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롯데그룹의 지배구조 변화를 앞두고 롯데제과가 그룹 내 식품계열사들의 중간 지주회사 역할을 맡게 될 것이란 분석도 나오고 있다.

25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신동주 부회장은 지난 19~20일 두 차례에 걸쳐 롯데제과 주식 576주를 매입한 것으로 나타났다.

신 부회장은 올해 하반기 들어 롯데제과 주식을 꾸준히 매입하고 있다. 이에 신 부회장이 보유한 롯데제과 주식은 올해 초 4만9450주에서 현재 5만1866주로 늘었다. 이 사이 지분율은 3.48%에서 3.65%로 0.13%포인트 확대됐다.

앞서 신동빈 회장도 지난 6월 롯데쇼핑과 롯데미도파 합병으로 생긴 상호출자주식 가운데 6500주를 100억2300만원에 매입한 바 있다. 이에 따라 지분율은 기존 4.88%에서 5.34%로 늘었다.

상황이 이렇자 증권업계에서는 일본계와 한국계 간 계열분리에 앞서 중간 지주사 역할을 담당하게 될 롯데제과의 역할에 주목하고 있다. 롯데그룹은 현재 51개 계열사가 순환출자 고리로 연결되어 있다. 이 가운데 롯데제과는 12개의 고리로 연결된 상태다.

차재헌 동부증권 연구원은 "롯데그룹 지배구조 측면에서 변화가 발생한다면 호텔롯데·롯데쇼핑·롯데제과·롯데칠성 등이 중간 지주회사 역할을 담당하면서 일본계와 한국계가 계열 분리될 가능성이 있다"고 분석했다.

롯데제과를 중심으로 식품 계열사 간의 흡수합병이 이어지고 있는 것이 이를 방증하고 있다. 

실제로 롯데제과는 지난 2011년과 2013년 각각 롯데제약과 기린을 흡수 합병했고, 최근 롯데쇼핑으로부터 롯데칠성음료 지분 6%를 추가로 취득했다. 아울러 롯데제과와 롯데칠성음료가 공동출자한 롯데푸드가 파스퇴르유업·웰가·롯데후레쉬델리카·브랑제리·롯데햄 등을 잇따라 흡수해왔다.

한편, 일각에서는 두 형제간 경영권 경쟁이 시작된 것 아니냐는 관측도 제기되고 있다.

신동빈 회장과 신동주 부회장이 보유하고 있는 그룹 내 주요 계열사의 지분 차이가 거의 없기 때문이다. 신동빈 회장이 보유한 롯데쇼핑 지분율은 13.46%고, 신동주 부회장의 지분율을 13.35%다.

특히 그룹의 지배구조에서 실질적으로 가장 높은 곳에 있는 호텔롯데의 최대주주는 신동주 부회장이 맡고 있는 일본롯데홀딩스다. 호텔롯데는 롯데쇼핑(8.83%)·롯데제과(3.21%)·롯데칠성(5.92%)·롯데푸드(8.91%)·롯데케미칼(12.68%) 등 주요 계열사의 지분을 보유하고 있다.

즉, 경영은 동생인 신동빈 회장이, 소유는 형인 신동주 부회장이 하게 되는 상황이 연출되는 것이다.

이에 대해 롯데그룹 측은 "신동주 부회장이 투자 목적으로 롯데제과 주식을 사들이는 것이지 다른 목적은 없다"고 선을 그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