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칭다오 송유관 폭발, 다른곳은 안전할까

2013-11-25 11:28
전국 송유관 60% '노후' 심각

24일 칭다오 송유관 폭발사고로 무너진 황다오 도로의 복구작업이 한창이다. [칭다오 (중국)=신화사]


아주경제 김근정 기자 = 지난 22일 발생한 중국 칭다오(靑島) 송유관 폭발 사고가 특정지역에만 국한된 문제가 아니라는 지적이 제기됐다. 

이번 폭발사고로 송유관 노화 및 안전관리상황이 도마 위에 오른 상황에서 중국 전역 송유관 60%가 이미 20년 이상 사용된 것으로 밝혀져 우려가 커지고 있다고 중궈정취안바오(中國證券報)가 25일 보도했다. 

관련업계 전문가는 "최근 중국 송유관 60% 이상이 이미 20년이상 사용됐으며 심지어 동부지역 일대 송유관 중에는 30년이상 된 것도 많다"면서 "송유관의 노화가 향후 주민안전을 위협할 수 있는 문제가 됐다"고 경고했다. 특히 이번 칭다오 송유관 폭발 사고가 이같은 위험성을 방증하고 있다며 칭다오 송유관 역시 1986년부터 지금까지 27년간 사용돼 노화가 심각했다고 지적했다. 

지난 22일 송유관이 폭발하면서 지금까지 사망자는 52명, 실종자는11명, 부상자는 136명으로 집계됐으며 특히 부상자와 실종자 수가 상당해 사망자 수가 계속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이와 함께 중국 최대 국유 석유회사인 시노펙의 송유관 안전관리소홀, 방치된 노후 송유관 및 당국의 사고 후 조치 미숙 등 문제가 불거지면서 민심이 악화되고 있다. 

심지어 송유관 노화로 2010년부터 지금까지 3년간 송유관 관련 사고발생 수가 수십 건으로 계속 증가하고 있었음에도 대책이 마련되지 않은 것도 문제로 지적됐다. 통계에 따르면 중국 송유관 사고는 1000km당 연평균 3회 발생해 미국의 0.5회, 유럽의 0.25회를 크게 웃돌고 있다. 

이에 반해 중국 송유관 개선작업은 여전히 시작단계에 머물고 있어 앞으로 전국 각지에서 제2의 칭다오 폭발사고가 이어질 가능성이 농후하다고 신문은 전했다. 

리칭루(李慶祿) 선양화공대학 부교수는 " 이번 칭다오 폭발사고로 국내송유관 안전문제가 부각될 것"이라며 "송유관 개선작업이 빠르게 정상궤도에 오를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밝혔다. 그러나 "중국 국내 관련기업의 수가 많지 않고 체계와 실력이 여전히 모자라며 시장경쟁도 전무한 상태"라고 대책마련의 절실함을 지적했다. 

한편 칭다오 송유관 폭발사고로 인한 피해규모가 확대되고 여론이 악화되자 정부당국 및 시노펙은 수습작업에 집중하고 있다. 

푸청위(傅成玉) 시노펙 회장은 24일 대국민 사과문을 발표하고 사고원인을 규명해 즉각 공개할 것을 약속했다. 중국 보건당국은 베이징시 등 근무 의료인력 114명을 칭다오로 긴급 파견했으며 선전당국도 "사고내용을 확대 보도하지 말라"는 지시를 내린 것으로 알려졌다. 

이와 함께 시진핑(習近平) 국가 주석이 이번 사고의 책임을 확실히 추궁하겠다는 의지를 드러내 관심이 집중됐다. 시 주석은 24일 직접 칭다오대학 부속병원 분원을 방문해 민심을 보듬고 회의를 통해 사고조사와 사후처리에 만전을 기울이라고 지시했다. 

또한 왕치산(王岐山) 중앙기율검사위원회 서기가 사고 당일 "과거를 잊는다는 것은 곧 배신"이라며 부패나 잘못을 저지른 정치인에 엄벌을 내리겠다고 강조하면서 사고발생 이후 즉각 대처하지 않은 당국 관계자에 대한 처벌도 예고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