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 대형 은행들, 금융위기 이후 법률 비용으로 82조원 지출

2013-11-23 20:27

아주경제 이광효 기자=유럽 대형 은행들이 지난 2008년 발생한 미국발 금융위기 이후 법률 비용으로 82조원 정도를 지출한 것으로 나타났다.

22일(현지시간) 블룸버그가 입수한 자료에 따르면 영국의 로이즈뱅킹그룹, 독일의 도이치뱅크 AG 등 유럽의 18개 대형 은행들은 금융위기 이후 소송 및 조사에 대응하기 위해 최소 249억 달러를 지출했다.

또한 모기지보험 등 부적절하게 판매한 상품에 대한 책임으로 영국 고객에게 보상금으로 315억 달러를 지급했고 벌금으로 209억 달러를 내 법률 비용으로 모두 773억 달러(약 82조원)를 집행했다.

이는 지난해 이들 18개 대형 은행들 수익의 5배가 넘는 액수다.

마틴 헬미히 프랑크푸르트 금융경영대학원 교수는 “유럽의 은행들은 금융위기 전에는 수익성에 초점을 맞춘 사업 모델을 공격적으로 추진했다”며 “이제는 합의금과 벌금이라는 대가를 치르고 있다”고 말했다.

미국의 대형 은행들이 지출한 법률 비용은 더 많다.

JP모건체이스와 뱅크오브아메리카 등 미국의 6대 은행들은 2008년 이후 소송과 합의금 등의 명목으로 1000억 달러(약 106조원)가 넘는 법률 비용을 지출했다. JP모건체이스는 미국 최대 은행이다.

최근 JP모건체이스는 2008년 당시 모기지담보증권을 발행하면서 기초자산이 되는 모기지대출의 부실 여부를 정확히 알리지 않아 금융위기를 초래했다는 혐의를 인정해 미국 정부에 130억 달러의 벌금을 내기로 합의했다.

이에 앞서 JP모건체이스는 지난달 11일 “올 3분기 3억8000만 달러의 순손실을 기록했다”며 “각종 금융 사건과 관련한 법률 비용으로 손실을 봤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