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수시 300억 들여 국제규격 수영장 건립 논란
2013-11-21 11:41
아주경제 장봉현 기자 = 전남 여수시가 지역여건을 고려하지 않고 막대한 비용이 들어가는 수영장을 건립하기로 해 논란이 일고 있다.
21일 여수시에 따르면 시는 오림동 진남체육공원 일원에 2015년 완공을 목표로 50m 8레인 규모의 국제규격 풀을 갖춘 수영장 건립을 추진하고 있다. 수영장은 국비 78억원을 포함해 모두 298억원의 사업비가 투입될 예정이다.
시는 수영장 건립의 주된 이유에 대해 지역 내 전문선수들의 훈련장 활용과 전국대회 유치 등을 통해 지역경제 활성화를 꾀하겠다는 것이다. 현재 여수에는 문수중, 도원초, 한려초 등 3개 학교가 수영팀을 운영하고 있다. 또 도시 규모에 맞게 이왕 짓는 김에 돈이 더 들더라도 국제규격에 맞게 건립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하지만 시의회 일부 의원들은 여수시의 이 같은 계획에 반발하고 있다.
여수에는 현재 모두 4곳(25m 2곳, 50m 2곳)의 수영장이 있다. 시의회는 이런 상황에서 굳이 사업비가 많이 들어가는 국제규격 풀인 50m 수영장 건립을 추진하는 배경을 이해할 수 없다는 입장이다.
시의회 한 의원은 "국제규격의 50m레인은 예산 투입대비 실효성이 적고 늘어나는 수영인구를 감안한다면 25m레인으로 변경해 많은 인원이 이용하도록 하는 것이 바람직하다"며 "무조건 대규모 시설을 지을게 아니라 가장 효율적인 사업을 추진하는 것이 행정의 기본이다"고 지적했다.
실제 여수시가 발주한 수영장 건립 타당성 용역 결과에 따르면 50m규모의 수영장 건립은 298억원이 소요되지만 25m인 국민체육센터 규모로 건립할 경우 80여억원이면 가능하다는 분석을 내놨다.
수지분석 결과도 50m 수영장을 건립하면 인건비나 수질관리비 등 운영비가 연간 최소 10억원의 예산이 소요, 매년 2억7000여만원의 적자가 예상돼 시 재정에 부담을 준다고 지적했다.
반면 25m 규모의 경우 연간 6억1000여만원의 운영비가 소요돼 2000여만원의 흑자를 기록할 것으로 분석했다.
인근 광양시에도 국제규격 풀을 갖춘 수영장을 운영하고 있지만 고전을 면치 못하는 상황에서 과연 여수시가 수영장 건립을 계기로 전국대회를 유치해 지역경제 활성화에 도움이 될 것인지에 대한 의문도 제기되고 있다.
광양시는 지난 2011년 178억원을 들여 50m 10레인 규모의 수영장을 건립해 매년 전국초등학교 꿈나무 수영대회만 유치하는데 그쳤다. 올해에는 처음으로 수구 국가대표팀 시범경기가 열린 게 고작이다. 특히 겨울철 전지 훈련팀 유치는 전무한 실정이다.
이 때문에 연간 전국 규모 수영대회가 20여개에 불과한 현실 등을 감안해 볼 때 여수시가 대회를 유치를 통한 지역경제 활성화는 쉽지 않을 것이란 전망이다.
여수시 관계자는 "여수세계박람회 개최로 인한 교통 접근성과 숙박시설 등 여건이 좋아져 전지 훈련팀 유치에 큰 기대를 걸고 있다"며 "체육시설의 설치이용에 관한 법률 제 5조에도 인구 15만 이상의 도시는 50m 이상의 수영장을 설치하도록 나와 있는 만큼 국제규모 수영장이 필요하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