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업계 실적부진에도 신용도 A? "건전성 아직 우량"

2013-11-19 15:47

아주경제 양종곤 기자 = 최악의 실적 부진을 겪고 있는 증권사가 신용등급은 대부분 A등급 이상인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증권사가 실적 회복 가능성이 높고 자금조달을 쉽게할 수 있으며, 높은 채무상환능력을 갖추고 있다는 얘기다. 

19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지난 14일까지 반기보고서를 제출한 26개 증권사 가운데 24개 증권사가 신용평가사로부터 받은 신용등급(기업신용, 회사채, 기업어음 등)은 A등급 이상을 기록했다. 대형 증권사가 중소형 증권사보다 신용등급이 상대적으로 양호했다. 

삼성증권은 기업신용과 무보증 회사채 신용등급이 나란히 AA+를 기록해 증권사들 가운데 채무상환능력이 가장 우수했다. 

우리투자증권 후순위채와 회사채 신용등급은 각각 AA0, AA+를 기록했다. KDB대우증권 후순위채는 AA로 평가됐다. 미래에셋증권과 하나대투증권 기업신용등급은 나란히 AA다. 현대증권과 한국투자증권은 무보증사채 신용등급이 모두 AA0으로 나타났다.

증권사는 외국계 신용평가사로부터 다소 박한 평가를 받았다. 

무디스는 올해 삼성증권과 KDB대우증권 기업신용등급을 Baa2로 평가했다. 한국투자증권은 스탠다드 앤드 푸어스로부터 단기 채무상환능력은 A-2를 받았지만 장기 채무상환능력은 BBB를 받았다. 

신용평가사가 기업신용을 A등급 이상으로 준 회사는 전반적인 채무상환능력이 높다고 평가할 수 있다. 기업신용평가는 개별채무 특성을 제외하고 금융상 채무에 대한 상환능력만 본다. A등급 밑으로 떨어진 기업은 채무상환능력을 의심받게 된다. 

회사채는 설비자금을 비롯해 중장기적인 자금 수요에 대응하기 위해 발행하는 채권이다. 회사채가 A등급 이상인 기업은 원리금을 확실하게 지급할 수 있는 회사로 보면 된다. 신용등급 BBB 이하를 받은 기업은 원리금 지급 확실성에 대한 우려가 제기된다.

기업어음 신용평가는 기업이 단기 조달자금을 갚을 수 있는 능력을 보는 기준이다. A등급 이상일 때 적기상환능력이 양호하다고 평가되지만 A등급 아래로 내려간 기업의 기업어음은 투기적 요소가 내포됐다고 평가된다.

24개 증권사와 달리, 동양증권은 동양그룹 사태로 지난 10월 후순위 전환사채 신용등급이 BBB-로 낮아졌다. 유화증권은 자금조달이 필요없다는 이유로 신용평가사로부터 신용등급을 평가받지 않았다. 

한정태 하나대투증권 연구원은 "최근 증권사 실적은 채권평가손실로 부진했는데 이는 일시적인 현상으로 볼 수 있다"며 "증권사는 영업용순자본비율(요구치 150%)이 400%를 넘길만큼 재무건전성이 양호하다"고 말했다.

이태경 현대증권 연구원은 "증권사는 은행과 보험 등 다른 금융사와 비교했을 때 고객 자산을 자기 자산으로 가지는 비중이 극히 낮다"며 "하지만 신용등급이 높을수록 자금조달이 쉽다는 점에서 장기적으로 신용등급 관리가 필요하다"고 전했다. 

한편, 올해 62개 증권사 상반기(4~9월) 순이익은 2516억원으로 전년동기 대비 62% 급감했다. 62개 증권사 가운데 적자를 기록한 증권사는 26개에 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