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재현장> 중국 인권…또 한번 시험대 올라

2013-11-19 15:05

[사진=신화사]


아주경제 배인선 기자=의료쓰레기. 중국 소설가 위화의 신작 '제7일'에서 계획생육(산아제한) 정책으로 강제 유산돼 강에 쓰레기처럼 버려져 둥둥 떠다니는 27구의 영아 시체를 빗댄 말이다.

중국 최초 노벨문학상 수상자인 모옌의 소설 '개구리'에는 중국 공산당의 충실한 당원이자 산부인과 여의사인 고모가 등장한다. 그는 계획생육 정책에 따라 2000명 이상의 아이들을 강제 낙태시켰다. 임산부들은 아이를 낳기 위해 온 힘을 다해 도망치지만 결국 고모에게 붙잡혀 아이를 강제 유산 당하거나 강물에 뛰어들어 죽음을 맞이한다.

중국의 폭력적 계획생육 정책은 비단 소설 속 이야기가 아닌 실제 상황이다. 중국 시각장애인 인권운동가인 천광청은 산아제한 목표를 달성하기 위한 산둥성 농촌지역 공무원들의 강제 낙태와 고문 등 충격적 실태를 외신에 고발한 후 4년간 감옥살이하고 가택연금을 당했다. 산아제한 감시를 피해 버려진 아이들 1300만명은 '헤이하이쯔(黑孩子)', 말 그대로 '어둠의 자식'으로 중국에서 살아간다. 

중국이 30여년간 시행해 온 계획생육 정책은 인권유린 등 많은 논란을 불러일으켰지만 중국 당국은 그 동안 한 자녀 정책 덕분에 중국 인구 증가를 4억명 가량을 억제했다며 무분별한 인구 증가를 막아 인민의 삶의 수준을 높였다고 자평해왔다. 

이처럼 논란의 중심에 있는 중국 계획생육 정책이 사실상 폐지된다. 중국 당국이 18기 3중전회서 한 자녀 정책을 완화해 부부 중 한 명이 외동 자녀인 경우에도 두 자녀 출산을 허용할 것이라고 공식 선언한 것이다. 이와 함께 중국은 인권탄압 정책으로 불렸던 노동교화제를 폐지하고 사형죄목도 점진적으로 축소하기로 하는 등 인권 개선을 위해 노력하는 성의를 보였다.  

이러한 가운데 앞서 15일 동남아로 가려던 탈북자 13명이 중국 쿤밍에서 공안에 체포된 것으로 알려졌다. 최근 유엔 인권이사회 이사국에도 선출된 중국이 탈북자를 어떻게 할 지는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에게 또 한번의 '인권 시험대'가 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