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수근·붐·양세형 하차, 방송가 빨간불 'MC 부족 현상'

2013-11-13 17:56

이수근, 양세형, 윤정수, 붐[사진=아주경제DB, 양세형 트위터, SBS 제공, 붐 공식홈페이지]

아주경제 이예지 기자 = 그야말로 개그맨 수난시대다. 며칠 사이에 불거진 불법 도박 혐의부터 개인 파산 신청까지 각종 논란의 중심에는 방송가를 주름잡고 있는 개그맨들이 대거 포진해 있다.

먼저 '논란'의 불씨를 지핀 건 불법 도박 혐의에 연루된 연예인이었다. 이수근과 탁재훈의 이름이 차례로 거론되더니, 양세형, 붐(본명 이민호)까지 해당 혐의에 연루됐다는 소식이 이어지면서 충격은 배가 됐다. 

탁재훈과 붐을 개그맨으로 보기에는 다소 무리가 있지만, 어쨌든 이들이 '웃긴' 이미지로 방송가를 접수했다는 점에서는 개그맨들의 활동과 일맥상통한다. 때문에 일각에서는 두 사람을 가수 출신 개그맨이라고 부르기도 한다. 

지금까지 보도된 내용에 따르면 이들은 불법 스포츠 도박 사이트에서 도박을 한 혐의로 검찰 조사에 응했다. 프리미어 리그 같은 해외 스포츠 경기에서 예상 승리팀을 골라 한 번에 수십 만원에서 수백만원 씩 베팅해온 혐의다. 이미 지난 7월부터 검찰 조사가 시작됐고, 수사선상에 오른 연예인들은 모두 조사를 마친 상태다. 

이수근의 소속사 측은 "불미스러운 소식을 전하게 돼 죄송하다"며 "현재 출연 중인 제작진에게 하차 의사를 전달했다. 당분간은 자숙의 시간을 가질 계획"이라고 입장을 밝혔다. 홍보대사와 광고 모델 역시 활동을 중단하기로 결정했다. 이미 그를 모델로 기용했던 브랜드에서는 홍보 방안을 전면 수정하고 있다. 

나머지 연예인들 모두 같은 입장이다. 탁재훈과 양세형, 붐도 '프로그램 하차'를 선언했다. 단지 혐의를 받고 조사에 응했을 뿐이지만, 불미스러운 일에 연루됐다는 사실만으로도 충분히 질타받아야 마땅하다는 입장이다. 대중에게 용서 받을 때까지 자숙의 갖겠다는 것. 

안타까운 소식은 또 한 번 이어졌다. 개그맨 윤정수가 사업 실패로 인한 채무를 감당하지 못하고 법원에 파산신청을 했다는 내용이다. 

소속사 라인엔터테인먼트 측에 따르면 윤정수는 약 10억원에 가까운 빚을 지고 있다. 출연료 압류 등으로 인해 정상적인 생활이 불가능하다는 판단에 파산신청을 선택했고, 현재 법원의 판단을 기다리고 있는 상태다. 

소속사 측은 "윤정수가 파산신청을 한 것은 사실이다. 라인엔터테인먼트가 채권자라는 보도는 과장된 부분이 있다. 윤정수는 계속 소속사와 함께 활동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처럼 개그맨들이 각종 사건과 사고에 연루되면서 방송가에는 빨간불이 켜졌다. MC 부족 현상을 겪게 된 것이다. 방송 중인 대부분의 프로그램에서 주요 역할을 차지하고 있는 스타들이 갑자기 빠지면서 그 빈자리를 메꿀만한 연예인이 없다는 볼멘소리까지 나오고 있다. 

한 방송 관계자는 "스타들의 논란에 직접적인 타격이 없다고 하더라도 방송계 사람들은 걱정이 크다. 광고나 출연료 부분에서 영향을 받을 수 있기 때문"이라고 의견을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