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톱스타’ 엄태웅 “박중훈, 감독하려고 배우한 것 같다”

2013-11-13 17:42

[사진=남궁진웅 기자]

아주경제 권혁기 기자 = 엄태웅(39)은 매니저와 인연이 많은 배우다. 엄태웅의 실제 매니저인 심엔터테인먼트의 박강수 본부장 얘기가 아니라 배역에 대한 얘기다. 엄태웅은 지난 2006년 SBS ‘천국보다 낯선’에 톱가수(김민정)의 매니저로 출연했다. 2009년 영화 ‘핸드폰’에서도 매니저 오승민으로 분했다. 이번엔 톱스타를 꿈꾸는 매니저를 연기했다.
 
영화 ‘톱스타’(감독 박중훈·제작 세움영화사)에서 최고를 꿈꾸는 매니저 태식 역을 맡은 엄태웅을 최근 서울 팔판동 카페에서 만났다.
 
“매니저 역을 몇 번 해봤는데 이번에는 배우가 되고 싶은 매니저네요.(웃음) 따로 롤모델로 삼은 친구는 없어요. 항상 매니저와 함께 생활하다보니 자연스럽게 매니저란 직업에 대해 알겠더라고요.”
 
엄태웅은 톱스타에서 최고의 스타 원준(김민준)의 매니저로 일을 하다 원준의 도움으로 얻은 배역을 소화하며 일약 스타덤에 오른다.
 
심엔터테인먼트는 배우와 유대감이 끈끈한 매니지먼트사로 유명하다. 특히 엄태웅과 심정운 대표는 14년동안 함께 해오고 있다. 그에게 “실제로 매니저가 연예인이 되고 싶다고 하면 어떻게 할 것이냐”고 묻자 “누구냐에 따라 다를 것 같다. 연예인이 잘 어울리는 친구라면 심각하게 고민해볼 것”이라며 “핸드폰 촬영 때 곁에 있었던 친구가 호기심이 가득 찬 눈으로 현장을 바라본 적이 있다. 그런데 이쪽 일이 보기와는 다른 부분들이 많다. 누군가에게 연예인을 권유하기에는 조심스러울 것 같다”고 회상했다.
 

[사진=남궁진웅 기자]

◇ 동료 배우에서 감독으로 만난 박중훈
 
톱스타는 배우 박중훈의 감독 데뷔작이기도 하다. “감독님이 촬영 전에 약속하신 게 있다”고 회상한 엄태웅은 “예쁘고 멋있게 찍어주겠다고 약속하셨는데 정말 그렇게 찍어주셨다”면서 “가끔 다큐멘터리처럼 진짜를 담는 경우도 있지만, 영화는 보면 흥분되고 멋있는, 영화 같아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감독님은 감독하려고 28년 동안 배우하신 것 같아요. (박)중훈이 형한테 그런 재능이 있는 것 같아요. 오랜 연기자 생활까지 녹아들어 있어서 그런지 디렉션을 정확히 주시더라고요. 정말로 첫 작품이라고 생각되지 않을 만큼 대단했어요.”
 
엄태웅의 가족 중에는 예체능계 종사자들이 대부분이다. 누나 엄정화부터 아내 윤혜진은 발레무용가다. 윤혜진의 아버지 배우 윤일봉은 한국영화배우협회 명예회장과 제11대 영화진흥공사(현 영화진흥위원회) 사장을 역임하기도 했다.
 
그는 “만약에 딸 지온 양이 연예인을 하겠다고 한다면 어떨 것 같으냐”는 질문에 “아마도 하고 싶어할 가능성이 클 것”이라며 “말릴 수는 없을 것 같다. 저도 연예계 일을 하고 있는 상황이라 반대할 입장은 안되겠지만 딸이 경쟁이 없는 곳에서 일을 했으면 좋겠다”고 바람을 전했다.
 
쉴 때면 계속 집에서 딸과 놀아준다는 엄태웅은 “시도는 안했는데 눈에 넣어도 안 아플 것 같다”며 애정을 드러내 웃음을 유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