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사회, 태풍 피해 필리핀 지원 움직임 본격화

2013-11-12 16:35

아주경제 이광효 기자=초강력 태풍 '하이옌'으로 막대한 피해를 입은 필리핀을 돕기 위한 국제사회의 움직임이 본격화되고 있다.

12일 필리핀 언론 등 주요 외신에 따르면 미국 국제개발처는 필리핀 구호ㆍ복구 작업을 위해 2000만 달러를 긴급 지원하기로 결정했다. 또한 미국 국방부는 하이옌으로 가장 큰 피해를 입은 것으로 알려진 레이테섬 피해 지역에 항모 조지워싱턴호를 급파하기로 했다.

항모 조지워싱턴호는 현재 홍콩에 정박 중인데 앞으로 48∼72시간 안에 필리핀에 도착해 의료품 등 각종 구호물자를 전달하고 피해 복구 작업을 할 예정이다. 조지워싱턴호 항모전단은 약 5000명의 병력과 구축함, 순양함, 잠수함, 함재기 80대로 구성된 것으로 전해졌다.

이에 앞서 미군은 지난 11일 C-130 수송기로 레이테섬의 피해 지역 이재민들에게 식량과 의료품, 식수 등을 긴급 공수했고 피해 현장에 발전기와 트럭 등 중장비도 투입한 것으로 알려졌다.

미 해병 선발대 병력 90명은 타클로반에서 구호ㆍ복구 작업을 하고 있다.

영국 정부는 인근 싱가포르에 정박하고 있는 함정 1척을 필리핀 피해 지역에 급파하고 총 1600만 달러의 지원금을 보낼 예정이다.

또한 인도적인 차원에서 구호물자와 대형 복구장비 등을 긴급 공수하고 최소한 1대의 C-17 화물기를 파견하는 것을 추진 중이다.

일본 정부 대변인인 스가 요시히데 관방장관은 12일 기자회견에서 "필리핀에 1000만 달러의 긴급 무상지원을 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오노데라 이쓰노리 방위상은 "필리핀에 자위대 의료팀과 물자 수송용 항공기를 보낼 준비를 하고 있다"며 "요청이 있으면 신속히 대응할 것"이라고 말했다. 전날 일본은 의사·간호사·약사 등 국제긴급원조대 소속 의료요원 25명을 파견했다.

호주는 응급의료팀을 파견하는 등 모두 940만 달러를 제공하기로 했다.

베트남과 인도네시아, 태국 등 아세안 국가들도 동료 회원국인 필리핀을 위해 나서 현지 이재민 지원을 위해 '인도주의 재난지원 아세안 조정센터(AHA센터)'를 적극 활용할 방침이다.

AHA센터는 현재 마닐라와 레이테 지역에 일부 인력을 파견해 구호ㆍ복구 지원을 위한 준비를 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국제기구들도 필리핀을 돕기 위해 팔을 걷어 붙이고 있다.

유엔은 임시거처용 자재, 가정용품, 응급의료, 식수, 위생설비 지원 등을 위해 모두 2500만 달러를 지원하기로 했고 유엔아동기금은 의료품 등 60t 분량의 구호물자를 실은 수송기 1대를 필리핀에 보내고 식수정화기 등도 지원할 계획이다.

유엔난민기구는 위생키트 등 구호물품의 공수를 추진 중이다.

국제아동구호단체 ‘세이브더칠드런’이 하이옌 태풍 피해에 대해 최고위험 수준인 ‘긴급구호 1급’을 발령하고 대대적인 모금과 지원에 나설 것임을 밝히는 등 필리핀을 돕기 위해 민간구호단체들도 적극 나서고 있다.

한편 중국 정부가 필리핀을 위해 인도주의 차원에서 10만 달러의 원조를 제공하기로 한 것에 대해 다른 나라에 비해 지원규모가 너무 적은 것이 아니냐는 논란도 일고 있다.

이는 두 나라가 남중국해 영유권 분쟁으로 갈등하고 있는 것이 반영된 것이 아니냐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