협력사 강소기업으로 키우는 대기업 증가
2013-11-12 12: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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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주경제 채명석 기자 = 세계시장에서 대‧중소기업이 함께 경쟁우위를 확보하기 위해 유망 협력사를 글로벌 강소기업으로 키우는 대기업들이 늘고 있다.
전경련중소기업협력센터(이하 협력센터)가 올해 동반성장지수 평가기업인 101개사를 대상으로 한 ‘주요 대기업의 강소기업 육성현황과 추진성과’ 조사에 따르면, 46개 응답업체 중 21개 대기업(45.7%)이 295개 유망 협력사를 강소기업으로 육성하는 프로그램을 운영 중인 것으로 나타났다.
이미 강소기업 육성프로그램을 운영 중인 21개 대기업과 도입할 예정인 13개 대기업을 포함할 경우 앞으로 5년 후에는 시행 대기업이 34개사로 늘고, 육성대상에 선정되는 협력사 수도 295개사에서 552개사로 증가될 전망이다.
현재 21개 대기업이 강소기업으로 육성 중인 295개 협력사의 최근 5년간(2008~2012년) 경영성과를 분석한 결과, 연평균 매출액과 영업이익 증가율이 각각 10.3%, 10.2%를 기록했다고 협력센터는 밝혔다. 이는 국내 저 산업체의 연평균 매출액 증가율(8.6%)과 영업이익 증가율(3.4%)보다 각각 1.7%p, 6.8%p 높은 수치다.
주요 대기업들은 강소기업 육성방법으로 ‘거래물량을 늘려주거나 장기계약을 체결’(29.4%)하는 기업이 가장 많았고, ‘경영컨설팅과 기술지도 등을 통한 생산성 개선’(25.0%), ‘보증‧대출 등 운영자금 지원’(23.5%), ‘해외 동반진출 등 마케팅 지원’(10.3%) 순으로 역점을 두고 있다.
삼성전자는 이들 협력사에 공동개발에 필요한 개발자금 42억을 무상으로 지원하고 협력사가 기술개발에 실패해도 투자비용을 회수하지 않고 있으며, 금융권과 연계해 국내외 설비투자 및 운전자금 1000여억원을 저리로 대출해주고 있다. 삼성전자는 사내외 전문인력을 파견해 제조현장 혁신은 물론 경영전반에 대한 기술지원을 하고 있으며, 무상으로 특허를 지원하고 있다.
두산중공업은 협력사의 생산성 혁신, 품질향상, 작업환경 개선 등 7개 분야에서 협력사의 경영역량을 높이기 위해 관련분야의 전문가들로 ‘협력사 경쟁력강화 지원단을’ 구성하고 경영컨설팅을 해주고 있다. 지난 1년간 두산중공업으로부터 지원받은 28개 유망 협력사는 제조원가가 83.0% 경감되고, 종합설비효율(OEE)이 26.5% 향상됐다.
롯데건설은 공정‧품질‧안전 등에 대한 3단계의 평가를 거쳐 우수협력사를 선정해 시상한다. 이들 기업에는 필요시 선급금과 긴급자금을 우선 지원하는 한편, 성과공유제를 통해 원가절감분의 최대 50%에 해당하는 연구개발비 지원금을 지급해 주고 있다. 유망 협력사 가운데 내부 심의위원회를 거쳐 각 공정별로 선정된 최우수협력사에는 연 1회의 수의계약 기회를 부여하고, 우수협력사는 계약이행보증증권을 면제하거나 경감해주고 있다.
현대홈쇼핑은 우수한 기술력과 아이디어를 가진 유망 협력사에 상품개발 자금을 무상으로 지원하기 위해 2009년부터 상품개발기금을 운영하고 있다. 2012년까지 24개 우수협력사에 12억원의 개발비를 지원했고, 이를 통해 협력사가 개발한 신상품에서 발생된 매출이 204억원에 이른다. 이외에도, 유망 협력사의 품질개선, 설비투자비 등에 연간 3억원을 무상으로 지원해 주고 있다.
한편, 응답업체들은 글로벌 기업의 경쟁력을 100점으로 가정했을 때, 자사의 강소기업 육성대상에 선정된 협력사의 경쟁력을 73.7점 수준으로 평가했다. 부문별로는 원가경쟁력(78.9점)이 가장 높았고, 품질(77.5점), 기술력(76.3점), 생산성 (74.9점), 혁신의지(72.9점) 순이며, 마케팅(61.6점)에 대한 평가가 가장 낮았다.
응답업체들은 강소기업 육성을 위한 최우선 정책과제로 ‘협력사의 경영안정을 위한 자금 지원보다 R&D‧설비투자 등 자생력 강화에 대한 지원확대’(37.0%)를 가장 많이 꼽았고, ‘중견기업을 육성하는 대기업에 법인세‧투자세액공제 등 인센티브 제공’(34.8%), ‘중소기업적합업종 등 중소기업의 중견기업으로 성장을 저해하는 기업규제 완화‧폐지’ (13.0%) 순으로 선호했다.
양금승 협력센터 소장은 “탄탄한 기술력을 갖추어 글로벌 시장에 진출할 수 있는 강소기업을 많이 키워내야 제2의 삼성전자와 현대자동차가 나올 수 있다”며, “이를 위해 대기업들은 유망협력사를 육성하는 데 적극 동참해야 하며, 이를 촉진하기 위한 참여기업의 인센티브 등 정책적인 정부지원이 뒷받침되는 것이 필요하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