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승기> 아름다운 아메리칸 럭셔리 '링컨 MKZ'
2013-11-07 17:00
아주경제 윤태구 기자 =익히 링컨이라는 차에 대해 알고 있던 이미지라고 하면 전통과 품위(?)를 갖춘 '미국 대통령의 차' 쯤 되겠다. 뭐랄까, 좀 크고 거대할 것 같은 느낌? 하지만 '올-뉴 링컨 MKZ(이하 MKZ)'를 본 이후 이런 생각은 곧 잊혀졌다.
링컨MKZ
그렇다고 링컨이 독특하고 아기자기한 모습의 피아트나 미니가 됐다는 것은 아니다.
MKZ는 미국차 특유의 묵직함에 독특한 형태의 라디에이터 그릴이 처음 눈길을 끈다. 독수리의 날개처럼 펼쳐진 그릴은 강인함과 함께 우아함을 선사한다. 이 독수리 날개 형상은 링컨 역사의 가장 빛나는 한 페이지를 장식했던 1938년형 제퍼(Zephyr)의 '펼쳐진 날개' 형상 그릴이 현대적으로 재해석된 것이다.
옆면의 라인은 매끄럽게 떨어지고 뒷면에 좌우로 길게 뻗은 리어 컴비네이션 램프는 특히 밤에는 더욱 아름다운 불빛을 쏘아내며 다른 차에서 흔히 볼 수 없는 개성을 선사한다.
실내 공간은 현대적인 디자인으로 독특하게 이워졌다. 한국 출신의 강수영씨가 수석 인테리어 디자이너로서 이끌고 있는 링컨 디자인 팀은 기술적 혁신에 기반한 과감한 공간 설계 및 친환경 자연 소재 사용, 그리고 장인정신이 느껴지는 마감 과정을 통해 매력적인 MKZ의 실내 공간을 창조했다.
천정을 올려다 보니 세계 최대 수준이라는 파노라믹 글래스 루프가 자리잡고 있었다. 파란 하늘이 머리위로 지나가는 것을 보며 달리면 참 즐거울 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
실내 이곳저곳을 둘러보다 시동을 걸려는 순간, 이내 당황했다. 기어가 있어야 할 곳에 수납공간만 있었기 때문이다. 알고보니 센터페시아 왼쪽 상단에 스타트 버튼을 시작으로 P, R, N, D, S 등의 기어 버튼이 자리잡고 있다. D 버튼을 누르면 전진, R을 누르면 후진하는 방식이다. 이런 신선함을 봤나. 추후 이야기이지만 친구와의 약속 장소에 이차를 끌고 간 후 대신 차를 빼와달라고 부탁했더니 한참을 쩔쩔 매다가 겨우 시동을 걸었다고 한다.
본격적으로 주행에 나서봤다. 결론적으로 주행은 만족스럽다. 가속 페달을 힘껏 밟았더니 부드럽게 속도계 바늘이 올라갔다. 시속 150km까지 안정감있게 달렸다. 정숙성에도 한 표 던질만 했다. 아무래도 가솔린 모델이다보니 저속으로 달릴 때는 엔진 소음과 노면의 진동이 거의 없다.
연비도 괜찮은 수준이다. 공인 연비는 복합 연비가 리터당 10.2km, 고속도로 주행시 리터당 13.3km다. 이날 계기판에 찍힌 연비는 이를 넘은 13.6km가 찍혔다. 아무래도 너무 부드럽게 몰았나보다.
MKZ의 가격은 4700만원이다. 가격 대비 성능으로만 따진다면 독일 프리미엄차에 비교해도 절대 뒤떨어지지 않는다. 단지 문제가 있다면 미국차라는 점. 하지만 굳이 브랜드를 따지지 않고 디자인과 성능만 본다고 했을 때 충분히 경쟁 가능성이 높을 차임에는 틀림이 없다는 생각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