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훈학원, 정관 뜯어고쳐 '비리 원천봉쇄'

2013-10-17 15:44
서울시교육청, ‘학교법인 영훈학원 정관 개정(안)’ 수리 법인에 알려

아주경제 한병규 기자=대규모 입시비리로 물의를 빚은 영훈국제중학교의 학교법인 영훈학원이 금전과 관련한 정관을 대폭 뜯어고쳤다. 설립자 간 금전 거래가 일절 금지되고, 금전 지출에 대한 이사회 심의도 강화된다.

서울시교육청은 지난달 12일 영훈학원이 보고한 ‘학교법인 영훈학원 정관 개정(안)’을 수리해 법인에 알렸다고 17일 밝혔다. 이번 개정은 시교육청 권고에 따른 후속조치다.

바뀐 정관에 따르면 출연자, 전·현직 이사장이나 교장 또는 이들과 특수관계에 있는 법인·개인과도 거래할 수 없다. 단, 법인의 이익이 되는 거래의 경우는 변호사·회계사 등 외부 전문가의 의견과 거래 적법성·적정성을 확인하는 감사의 의견이 이사회에서 이사 정수 3분의 2 이상 찬성할 경우에 한해 허용하기로 했다.

학교장을 포함한 교직원의 위법·부당행위가 발견되면 즉시 이사회를 소집해 해당 안건을 심의하게 된다. 이사장은 재무·회계 등에서 중요한 사안은 회계사나 변호사 등 외부 전문가에게 감사·검토를 의뢰할 수 있다.

또 이사회 개최 시 적법성과 적정성을 담보하기 위해 공증 담당 변호사가 참석·확인할 수 있고, 필요하면 이사회 의사록도 공증할 수 있게 변경했다. 앞서 영훈학원은 이사회 회의에 불참한 이사가 의사록에 서명한 사실이 시교육청 감사에서 적발된 바 있다.

이사회의 심의 기능도 크게 강화된다. 분기별 1회 이상 이사회를 열어 이사자을 비롯한 모든 임원의 금전 지출 여부와 적법성·적정성을 심의할 예정이다. 교통비 지출과 같은 소액까지 심의 대상이다.

이외에도 사립학교법 규정에 따라 이사 정수의 ⅓ 이상은 교육경험이 3년 이상 있는 사람으로 채우도록 개정했다.

시교육청 관계자는 “지난달 시교육청의 영훈학원 임원 전원 취임승인 취소 처분에 따라 현재 이사회가 공석인 상태인 만큼, 시교육청은 이달 말까지 교육부 사학분쟁조정위원회에 임시이사 후보를 추천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