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기업, 미래 먹거리 창출 ‘R&D센터’ 속속 설립
2013-10-16 16:29
아주경제 채명석·이재호·윤태구·정치연·송종호 기자= 주요 기업들이 미래 신사업 발굴을 위해 연구개발(R&D) 투자 지출을 늘려나가고 있는 가운데 R&D의 거점이 될 R&D센터를 개소하고 건설을 진행하고 있다.
올 초 30대 그룹은 설비투자에 91조1000억원, 연구개발(R&D) 투자에 29조4000억원 등 총 148조8000억원을 투자한다고 발표했다. 전체 신규채용 계획은 전년 대비 1.5% 증가한 12만8000명이다. 올해 예정된 고졸 채용규모는 4만7000명으로 전년 대비 9.4% 늘었다.
30대 그룹은 정부에 올해 총투자규모를 연초 대비 5조9000억원 늘린 총 154조7000억원을 집행하며. 특히 R&D 투자규모를 늘려나갈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R&D센터는 연구개발 투자의 상징으로, 개설과 동시에 막대한 투자자금이 집행될 전망이다. 각 기업들은 이를 통해 시장 포화상태 분위기를 반전시키기 위한 주력사업의 경쟁력 강화와 새로운 분야로의 진출에 필요한 기반기술 축적, 협력사와의 상생협력을 도모함으로써 창조경제에 부응한다는 방침이다.
16일 재계에 따르면 현대자동차그룹 계열사인 현대모비스는 이날 경기도 용인 마북 기술연구소에서 친환경자동차 핵심부품과 지능형자동차용 전자장치 제품의 연구개발을 전담하는 전장연구동 준공식을 열었다. 600여억원의 투자와 1년 5개월의 공사기간을 거쳐 완공된 이 전장연구동에는 첨단지능형·친환경 자동차 핵심부품 기술 등을 시험개발할 수 있는 21개의 첨단 전용시험실이 들어섰다.
또한 현대모비스는 이날 2015년까지 총 1조8000억원에 이르는 R&D 투자계획을 포함한 중·장기 R&D전략을 발표했다. 국내·외 연구소에서 활동하고 있는 전문 연구인력을 현재 1800명에서 2015년까지 2300여명까지 늘려 미래 지능형 자동차를 구현할 수 있는 차세대 핵심기술을 체계적으로 확보해나가기로 했다.
삼성전자는 지난 6월 숙원사업이었던 R5 연구소를 오픈했다. R5는 삼성전자의 글로벌 1위 신화를 가능케 한 휴대전화사업에 날개를 달아줄 모바일 전용 연구소로, R&D 인력 1만여명이 상주하게 된다. 삼성 수원 디지털시티는 지난 1980년 문을 연 TV연구소 R1을 시작으로 이번 R5에 이르기까지 전 사업군에 걸친 첨단 R&D 기반을 갖추게 됐다.
LG그룹은 올해 전체 투자액 20조원 가운데 6조원을 R&D 비용으로 책정할 만큼 신기술 및 신제품 개발에 역량을 집중하고 있다. 특히 오는 2017년 마곡산업단지에 들어설 예정인 'LG 사이언스 파크'는 그룹의 미래를 책임질 첨단 융복합 연구단지로 조성될 예정이다.
LG그룹은 내년부터 공사를 시작하는 사이언스 파크 투자규모를 기존 2조4000억원에서 3조2000억원으로 확대했다. LG그룹은 사이언스 파크를 융·복합 시너지 연구와 미래 원천기술 확보의 장으로 활용하는 한편, 중소기업의 신기술 인큐베이팅을 지원하는 '동반성장 아카데미'를 운영하는 등 대기업과 중소기업이 상생하는 R&D 생태계 조성에도 힘을 쏟을 방침이다.
범LG가에 속하는 희성전자도 컨소시엄을 구성해 2016년까지 마곡산업단지에 R&D센터를 마련해 정보기술(IT) 융합 스마트디바이스 제품 및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등 디스플레이 소재, 차세대 에너지 산업 등의 연구를 통해 신성장동력을 확보할 방침이다.
금호타이어는 지난달 업계 최초로 수도권인 경기도 용인에 중앙연구소를 개설했다.
중앙연구소는 미국 애크론 북미기술연구소(KATC), 독일 프랑크푸르트 유럽기술연구소(KETC), 중국 톈진 중국연구소(KCTC), 광주 퍼포먼스센터 등 회사의 글로벌 R&D 네트워크의 컨트롤타워 역할을 담당하고 있다. 600여명의 전문 연구인력이 근무하고 있으며, 슈퍼컴과 첨단 물리시험 설비, 화학시험과 기기분석 설비, 특성연구 시험설비 등을 활용해 제품 개발과 핵심기술 연구 기능을 수행한다. 또한 2016년까지 기술력 강화와 함께 우수 인력을 양성하고, 2018년까지 시장을 선도할 수 있는 제품을 개발해 지속적으로 성과를 창출할 수 있는 조직을 완성하기로 했다.
조선업계는 해양플랜트 부문 경쟁력 강화를 위해 엔지니어링센터 개설 및 인력 확충을 진행 중이다.
현대중공업은 지난해 7월 서울 수송동에 개소한 해양엔지니어링 센터 내 설계인력을 내년까지 300명 이상으로 확대할 계획이며, 현재 계동 사옥에 입주해 있는 500여명 규모의 플랜트 엔지니어링센터와 합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대우조선해양은 마곡산업단지에 오는 2017년까지 글로벌 조선해양센터 및 글로벌 해양엔지니어링센터를 건립할 예정인데, 서울 다동에 위치한 본사 인력도 마곡으로 이전하는 것을 고려하고 있다. 또한 대우조선해양은 올 초 미국 휴스턴에 해양플랜트 설계를 전담할 엔지니어링센터 '디에스엠이 오프쇼 엔지니어링'을 설립해 인력 확보를 진행 중이다. 유동적이지만 최대 100명 이상의 설계인력을 채용한다는 방침이다. 이 센터는 해양플랜트 설계인력을 관리하고 업무를 분장하는 엔지니어링센터 역할을 담당하게 된다.
삼성중공업도 지난해 말 삼성엔지니어링, 영국 엔지니어링 메이저 에이멕(AMEC)과 공동출자하는 형태로 미국 휴스턴에 해양엔지니어링 합작사를 설립했으며, 현재 50여명 정도의 설계인력을 2018년까지 10배인 500명으로 늘릴 예정이다.
이밖에 최근 본사를 이전한 엔씨소프트는 사옥명에 'R&D'를 포함시킴으로써 R&D 투자에 대한 의지를 강조하고 있다. 즉 이전 사옥 명칭은 '엔씨소프트 R&D센터'였으며, 신사옥 명칭은 '엔씨소프트 판교 R&D센터'라고 부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