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박선미 기자= 동양사태에 이어 해솔저축은행과 한울저축은행 등 저축은행 퇴출이 기정사실화되면서‘묻지마 투자’에 대한 투자자들의 책임론도 불거지고 있다.

특히 고금리의 매력만 따질 뿐 리스크에 대한 인식은 상대적으로 떨어져 일부에서는 투자자들의 인식부터 바꿔야 피해를 최소화할 수 있다는 지적이다.

15일 금융권에 따르면, 예금보험공사는 해솔저축은행과 한울저축은행을 이달 초 부실금융기관으로 결정하고 사전 통지했다. 이들 저축은행은 지난해 솔로몬저축은행이 영업정지를 당할 때도 부실금융회사 지정을 피했지만, 9월 말 기준으로 자본금이 전액 잠식되는 등 부실이 드러난 것이다.

부실금융기관으로 지정돼 경영개선명령을 받으면 일정 기간 내에 구조조정 계획이나 자본확충 계획을 내야한다. 이를 지키지 못하면 영업이 정지될 수 있고 해솔저축은행과 한울저축은행은 후순위채 피해가 불가피한 상황이다.

예금자보호법에 따르면, 저축은행 영업정지시 1인당 5000만원 이하의 예금만 보호 대상으로 삼고 있다. 5000만원을 넘는 예금이나 후순위채 투자금은 보호 대상이 아니다. 특히 후순위채는 발행한 저축은행이 파산할 경우 다른 채권들에 대한 변제가 끝나야 보상을 받을 수 있다. 후순위채는 변제 순위가 낮은 대신 금리가 높은 특징이 있다. 저축은행들은 작년 구조조정이 본격화하면서 6~8%의 고금리로 후순위채를 발행해왔다.

예보 고위관계자는 “현재 두 저축은행의 후순위채권 투자자는 현재 총 1200명, 투자금액은 약 350억원으로 집계됐다”며 “저축은행이 후순위채 판매 과정에서 투자자에게 투자 위험을 제대로 설명하지 않는 등 불완전판매가 입증된다면 일부 구제받을 수 있다”고 말했다.

그러나 일부에서는 고금리를 준다면 리스크를 제대로 따지지 않고 ‘묻지마 투자’에 나서는 행태를 반성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고금리를 제시하는 것에는 다 이유가 있는 만큼 위험성을 면밀하게 따져봐야 한다는 지적이다.

금융권 고위관계자는 “앞서 1999년 대우채 환매라든가 STX나 웅진사태, 부산저축은행 사태, 동양사태까지 줄줄이 고금리 리스크가 터지고 있지만, 일부 투자자들이 고금리에 현혹돼 투자하는 일이 반복된다”며 “안타까운 사연도 많지만, 투자자들의 도덕적해이도 무시할 수 없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또 다른 금융권 관계자 역시 “앞서 부산저축은행 후순위채 피해자 모임에 든 투자자 중에서는 여윳돈만 2억원이 넘는 분도 있다”며 “불완전 판매를 제한다면, 정부가 보전해줄 것이란 생각보다 본인의 투자에 대해 책임질 수 있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한편, 해솔·한울저축은행이 영업정지를 당할 경우, 영업정지된 저축은행은 27개에서 29개로 늘어난다. 9월말 기준 해솔저축은행의 총수신고는 5741억원, 총여신 3700억원이며 거래자 수는 5만6049명이다. 한울저축은행은 총수신 2782억원, 총여신 1772억원, 거래자수 3만2242명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