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헌필 박사

아주경제 이한선 기자= 국내연구진이 보다 저렴하고 친환경적인 질소산화물 환원촉매인 저온탈질촉매를 개발했다.

한국과학기술연구원(KIST)은 다원물질융합연구소 하헌필 박사팀이 고가 텅스텐 등 희소금속을 사용하지 않는 대신 가격이 싼 비전이 금속 조촉매를 사용해 친환경적인 탈질촉매를 개발했다고 15일 밝혔다.

질소산화물은 연료 연소과정에서 필연적으로 생성돼 산성비, 온실가스형성 등 대기오염 주범으로 지목되고 있다.

최근에는 질소산화물의 배출규제가 엄격해지고 배출가스의 처리환경이 까다로워져 탈질촉매 기술개발이 활발히 이뤄지고 있다.

세계적으로 탈질촉매는 주로 타이타니아 위에 바나듐을 첨가해 활성물질로 사용한다.

철 제조 공정 중 가장 오염물질 배출이 많은 소결로는 촉매 작동온도가 250정도의 저온으로 촉매 내구성이 쉽게 떨어진다.

이러한 환경에서 촉매 내구성 증진을 위해 현재까지는 값비싼 텅스텐이나 몰리브덴과 같은 희소금속을 다량 첨가한 외국산 촉매를 사용해왔다.

개발된 촉매는 비전이 금속 조촉매를 소량 첨가하고 가격이 희소금속 대비 저렴해 최종 촉매가격이 기존 촉매보다 30% 이상 원가가 낮다.

낮은 온도영역에서 높은 촉매활성이 입증돼 외국의 촉매보다 가격·성능·내구성 면에서 모두 높은 경쟁력을 가진 세계시장을 주도하는 제품이 될 것으로 기대된다.

하헌필 박사팀은 촉매의 작동과정을 모델링하고 물질 구성의 기본 요소인 전자와 원자핵의 양자적 상호작용을 계산해 물질을 설계하는 양자화학 계산을 통해 기존에 사용하지 않던 저가의 비전이 금속계에서 저온 촉매성능을 높일 수 있는 조촉매 물질을 발견하고 물질특허를 획득했다.

개발된 촉매는 비전이 금속 조촉매를 소량만 첨가해도 모든 촉매특성이 기존 상용되는 촉매에 비해 우수하다는 것을 확인했다.

KIST는 이 기술을 강릉산업과학단지 소재 탈질촉매 전문제조회사인 대영씨엔이에 이전했고 회사는 이전된 물질특허를 기반으로 포스코와 함께 중소기업청 구매조건부사업을 통해 소결로 배연가스 처리용 탈질촉매모듈 개발을 목표로 상용화연구를 수행했다.

상용화한 촉매모듈을 기존 촉매 중 가장 우수한 성능의 상용 촉매모듈과 함께 포스코의 소결로 배연가스 처리장치내에 장착해 비교 시험했고 개발된 촉매가 6개월간의 가동후에도 저온영역에서 95% 이상의 활성을 지속적으로 유지할 뿐만 아니라 내구성이 우수함을 확인했다.

촉매는 포스코 소결로에 장착해 올해 말부터 사용할 예정이다.

하 박사는 “이번 촉매개발은 출연연에서 물질특허를 확보해 중소기업에 이전하고 중소기업은 이를 기반으로 부품소재로의 상용화기술을 개발해 대기업에서 이를 채택 사용한 사례로 고가 외국산 촉매를 대체한다는 데 의미가 크다”며 “출연연-중소기업-대기업이 선순환 구조를 통해 상생 협력하여 결과를 낸 좋은 본보기가 됐다”고 밝혔다.

하 박사는 “설계과정에서 축적된 노하우를 바탕으로 극저온 및 고온영역에서도 작동할 수 있는 환경촉매개발이 진행 중으로 이는 수조원 이상의 시장이 기대되는 이 분야 연구에서 세계적 선도 역할을 할 수 있게 됐다”고 덧붙였다.

이번 연구성과는 KIST 기관고유사업 및 중소기업청 구매조건부사업을 통해 수행돼 한국, 중국, 유럽에 특허 등록 및 출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