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종필 관악구청장 "공평하게 지식 향유하는 지식복지도시 조성"

2013-10-13 16:47


아주경제 강승훈 기자='지식복지 도시'를 평소 강조하는 유종필(56) 관악구청장이 최근 엉뚱한 인생 제안서 '좀 다르게 살아도 괜찮아'를 펴냈다. 1993년 '굿모닝 DJ(울도)'를 선보인 이후 6번째 저서다.

지방선거를 8개월 가량 앞둔 시점에서 여타 단체장들이 치적을 드러내는 출판기념회에 열을 올리는 것과는 사뭇 다르다. 책 내용과 같이 그야말로 어딘가 엉뚱하다. 유 구청장의 남다른 책 사랑은 앞서 2010년 선거 때부터 이후 구정운영 방향에서도 그대로 드러난다.

"요즘 '보편적 복지'가 강조되는데 모두 물질적인 개념입니다. 누구나 공평하게 지식을 향유할 수 있는 '지식복지'도 중요하다고 봅니다. 이 지식복지를 실현하는데 가장 필요한 시설은 바로 도서관입니다."

관악구청 1층에는 '용꿈 꾸는 작은도서관'이 자리한다. 도서관이 청룡동(옛 봉천4동과 봉천8동 통합)에 있고, 이곳이 문을 연 시기가 바로 2012년 임진년(壬辰年)이라 절묘하게 조화를 이룬다.

유 구청장은 "관공서 청사 도서관의 모범을 보이자는 것은 구청장 취임 직후 생각해온 것"이라며 "구청이나 보건소를 찾는 주민들께서 마땅히 쉴 곳이 없다는 불편을 자주 전했었다"고 조성 취지를 설명했다.

그렇지만 생각과 달리 예산이 부족해서 고민에만 그치던 중 개인적으로 친한 기업인이 비용 일부를 선뜻 부담하겠다고 나서 지금의 모습을 갖췄다.이 도서관은 누구나 쉽게 이용할 수 있도록 청사에서 가장 잘 보이는 위치에, 또 내부가 훤히 들여다 보이도록 벽면을 유리로 투명하게 만들었다.

그는 도서관을 종종 빵집에 비유하기도 한다. 길을 걷가가 빵집 내부에 진열된 제품을 보면 즉흥적으로 구매하는 것과 동일하게 도서관 역시 머뭇거리지 않고 출·입해야 한다는 것이다.

책이 어떤 매체로도 대체할 수 없는 장점을 지녔다는 유 구청장은 "책을 통해 경험의 협소함과 파편성을 극복하고 자유로운 상상 및 삶에 대한 근원적인 통찰도 할 수가 있다. 우리가 접하는 정보매체 중 오직 책만이 오감을 활용해 접하는 게 가능하다"고 강조했다.

관악구는 도서관수를 늘리는 하드웨어적 부분과 운영 서비스란 내적인 측면의 동시 발전을 꾀하고 있다. 이 프로젝트는 우선 이용환경을 만든 뒤, 서비스를 향상시키고 결론적으로 책 읽는 분위기 확산을 실현하는 과정이다.

구는 향후 생애주기별 독서운동을 중점적으로 추진할 계획이다. 이는 출생과 동시에 이뤄지는 '북스타트 운동', 청소년기 '학교독서활동 지원', 중·장년기 '직장 내 독서운동' 및 '가족 독서모임', 노년기 '어르신 자서전 제작 지원사업' 등 인생의 주기별로 순환된다.

유 구청장은 "과거 빌 게이츠가 '오늘의 나를 만들어준 것은 조국이나 어머니도 아니고 동네 작은도서관'이라고 말했듯이 도서관은 단순히 책을 보관하는 곳이 아니라 꿈과 상상력을 키우는 곳"이라며 "우리 구에서도 제2·3의 빌게이츠가 나올 것이라는 믿음을 갖고 도서관사업에 전력하겠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