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양 개미 피해자 움직임 본격화…사태 장기화 국면 돌입?

2013-10-13 16:25

아주경제 박재홍 기자= 동양그룹 법정관리로 인한 후폭풍이 장기화될 조짐을 보이고 있다.

이번 사태로 인해 피해를 입은 개인투자자들이 결집하기 시작하면서 채권자협의회를 통해 본격적으로 목소리를 내고 나섰기 때문이다.

여기에 정치권에서도 문제의 심각성을 인식하고 이번 사태에 개입하려는 움직임을 보이면서 상황이 예상보다 길어질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 개인투자자 움직임 본격화…‘개미들의 역습’

13일 금융권과 관련업계 등에 따르면 ‘동양 채권자 비상대책위원회’는 14일 오후 동양그룹 법정관리인 및 CRO(구조조정임원) 추천자인 명단을 법원에 제출할 예정이다.

비대위는 시간이 촉박한 만큼 기존 경영진을 배제하고 생산성본부나 한국경영자총협회의 도움을 받아 추천인을 선정키로 했다.

현재 동양그룹 측은 동양시멘트에 김종오, 동양네트웍스 김철, (주)동양 박철원, 동양인터내셔널 손태구, 동양레저 금기룡 대표 등 기존 경영진을 관리인으로 선임해 줄 것을 요청한 상태다.

이와 함께 비대위는 동양그룹 계열사의 회사채 및 기업어음(CP)에 투자한 개인 투자자들로부터 위임장의 추가 모집분도 법원에 제출할 계획이다.

앞서 비대위는 지난 11일 채권금액으로 212억여원에 해당하는 개인 투자자들의 위임장 300여장을 서울중앙지법에 제출했다.

비대위 관계자는 “전국적으로 알려진 개인투자자들의 수가 5만여명에 달하고 피해금액도 최대 2조원에 달하는 만큼 최대한 많은 투자자들의 위임장을 모아 개인투자자들의 목소리를 법원의 회생절차 과정에 반영하는 것이 목적”이라며 “현재 등기 등을 통해 개인 투자자들의 위임장을 모집하고 있으며 법원에 지속적으로 추가 위임장을 제출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통상 대형 기관투자자들로 이뤄지는 채권자협의회는 개인투자자들의 의견이 반영되기 어렵지만 동양그룹의 경우 대부분의 투자금액이 개인투자자들의 돈으로 이뤄진 만큼 상황이 다르다고 업계에서는 보고 있다.

이경섭 비대위원장은 “우선 개인투자자들의 목소리를 모으는 것이 가장 중요한 만큼 앞으로는 위임장 접수를 비롯한 법정관리와 관련된 업무에 집중할 예정”이라며 “비대위가 채권자협의회에 들어가 동양그룹의 회생절차 과정에서 피해를 입은 개인투자자들의 의견이 최대한 반영될 수 있도록 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 정치권 관심도 고조…파장 확대

이와 함께 정치권에서도 동양사태와 관련해 본격적인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새누리당 최경환 원내대표는 지난 11일 동양사태와 관련해 태스크포스를 구성하겠다고 발표했고, 민주당 이종걸 의원을 위원장으로 동양그룹 피해자 대책위원회 구성을 결의한 상태다.

또 국회 정무위는 국감 증인으로 현재현 동양그룹 회장을 비롯해 부인인 이혜경 부회장, 동양그룹 내 실세로 알려진 김철 동양네트웍스 대표, 정진석 동양증권 사장 및 이승국 전 동양증권 사장을 채택하면서 동양그룹 책임을 둘러싼 파상 공세를 예고했다.

업계 관계자는 “피해자들의 목소리가 체계적으로 모여 힘을 얻고 있고, 정치권에서도 이번 문제를 전면에 부각시키고 나와 특별법 등의 논의로 까지 이어 질 수 있다”며 “동양 사태가 정치 사회적 이슈로 확대되면서 이번 사태의 파장은 더 커지고, 길어질 수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