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배상희 기자=재일본조선인총연합회 자녀들이 다니는 조선학교 주변에서 헤이트 스피치(특정 집단에 대한 공개적 혐오 발언)와 혐한(嫌韓) 시위를 벌인 '재일(在日) 특권을 허용하지 않는 시민 모임(재특회)'에 대해 일본 법원이 처음으로 손해배상 판결을 내렸다.

교토 지방법원은 7일 재특회가 가두시위와 차별발언을 통해 학교법인 교토 조선학원의 수업을 방해하고 학생과 교직원에게 공포심을 느끼게 했다며 배상 판결 이유를 설명했다.

이와 동시에 교토지방법원은 재특회에게 약 1200만엔(약 1억3200만원)을 배상토록 하고, 학교 주변 반경 200ｍ 이내의 가두선언을 금지했다.

하시즈메 히토시 재판장은 "재특회의 가두선전 활동은 인종차별철폐조약이 금지하는 인종차별에 해당하는 위법"이라고 판결했다.

특정 인종과 민족에 대해 차별하는 헤이트 스피치를 둘러싼 소송과 관련해 일본 법원의 판결이 나온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재특회 회원들은 2009년 12월부터 세 차례에 걸쳐 교토시 조선초급학교 주변에서 확성기로 "조선학교를 일본에서 몰아내자" "조선반도로 돌아가라" 등을 외치며 시위를 벌였다.

이들은 또 한인 상가가 밀집한 도쿄 신오쿠보와 오사카 등지에서 "조선인 매춘부를 내쫓아라" "조선을 죽여라" 등 헤이트 스피치를 연호하면서 혐한 시위를 펼치기도 했다.

이에 대해 재특회는 승복할 수 없다는 반응을 보인 것으로 알려졌다.

재특회 소송대리인은 "싫어하는 사람에 대한 발언에 표현의 자유가 없다고 인정하는 판결은 문제"라고 항소를 시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