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기택 산은 회장, 영화 '깡철이' 등장 왜?

2013-10-07 16:56

홍기택 KDB금융지주 회장 겸 산업은행장.[사진=KDB산업은행 제공]
아주경제 장기영 기자= 지난 2일 개봉한 영화 ‘깡철이’의 자막에 낯익은 금융지주사 회장의 이름이 등장해 눈길을 끌고 있다.

박근혜 정부 출범 이후 창조경제 지원의 일환으로 문화콘텐츠 분야에 대한 투자를 확대하는 KDB산업은행의 모회사 KDB금융지주 홍기택 회장(사진)이 그 주인공이다.

7일 금융권에 따르면 산은은 지식재산권(IP) 전문 자산운용사인 아이디어브릿지자산운용이 운용 중인 CJ펀드에 총 300억원을 투자키로 했다.

CJ펀드는 CJ E&M이 제작 및 배급에 참여한 영화, 공연 등 문화콘텐츠의 제작을 지원하는 분할납입(캐피털 콜)형 펀드다.

산은의 출자액은 전체 목표액 600억원 중 절반을 차지하는 규모로, 현재까지 160억원을 간접 투자했다.

해당 펀드의 지원을 받아 제작 또는 상연(예정 포함)된 작품은 ‘설국열차’, ‘스파이’, ‘깡철이’, ‘방황하는 칼날’, ‘공범’, ‘집으로 가는 길’ 등 다수의 영화와 ‘애비뉴 큐’, ‘보니 앤 클라이드’ 등 뮤지컬 2편이다.

펀드 조성에는 산은 외에도 계열사 KDB캐피탈과 메리츠화재, 서울보증보험 등이 출자사로 참여했다.

각 출자사의 최고경영자인 홍기택 회장과 송진규 메리츠화재 사장, 김병기 서울보증보험 사장, 김영기 KDB캐피탈 사장은 공동 투자사 대표로 극장 스크린에 이름을 올렸다.

산은은 이 같은 간접투자와는 별도로 동일 분야에 대한 직접투자 예산 45억원을 편성하고, 이 중 4억5000만원을 집행한 상태다.

산은이 정책자금 지원의 폭을 영화나 공연 분야까지 넓힌 것은 문화콘텐츠가 현 정부의 정책 기조인 창조경제의 한 축으로 급부상했기 때문이다.

박근혜 대통령은 지난달 29일 ‘제18회 부산국제영화제’ 개막을 앞두고 부산에서 진행된 영화계 인사들과의 간담회에 참석해 “영화인들이 마음 놓고 역량과 창조력을 발휘할 수 있도록 챙기고 최대한 지원토록 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산은은 문화콘텐츠를 비롯한 IP 전반에 대한 투자를 확대해 정책금융의 맏형에 이어 IP 금융의 맏형으로 도약한다는 방침이다.

산은 관계자는 “CJ펀드에 대한 투자는 금융에서 취급 가능한 IP의 범위를 문화콘텐츠로 확대해 투자 대상을 다양화했다는데 의미가 있다”며 “앞으로 특허권은 물른 상표권, 저작권 등 다양한 IP에 대한 투자를 늘려 IP 금융 분야에서 선도적인 역할을 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