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조경제, 콘텐츠가 미래다_웹툰>심심풀이 만화? 영화·캐릭터 상품 만드는 문화 콘텐츠

2013-10-06 17:02

아주경제 박현준 기자=지난 2010년 강우석 감독이 메가폰을 잡은 영화 ‘이끼’는 배우 박해일과 정재영이 주연으로 나선 가운데 누적 관람객 약 335만 명을 기록하며 흥행에 성공했다.

이듬해 개봉한 영화 ‘그대를 사랑합니다’는 노인들의 사랑 이야기를 주제로 배우 이순재가 열연하며 약 164만 명의 관객을 끌어 모았다.

두 영화의 공통점은 원작이 웹툰이라는 것이다.

탄탄한 스토리와 사용자들의 검증을 받은 작품이라는 점이 모니터 그림 속 캐릭터를 실제로 살아 움직이는 인물로 탄생시켰다.

영화뿐만 아니라 웹툰을 기반으로 한 파생상품은 단행본, 애니메이션, 연극을 비롯해 이모티콘, 팬시, 의복, 문구 등으로 다양하다.

웹툰이 더 이상 단순한 만화가 아닌 다양한 상품을 만들어낼 수 있는 원천 콘텐츠로서 가치가 충분하다는 것을 입증한 것이다.

강풀 작가의 '순정만화'. 2003년 10월부터 2004년 4월까지 연재된 이 작품은 출판 만화, 영화, 연극, 무빙 카툰 등으로 재탄생했다. (사진=다음 만화속세상 캡처)

웹툰이 대중의 관심을 받기 시작한 시점은 2003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그해 10월부터 2004년 4월까지 연재된 강풀 작가의 ‘순정만화’는 웹툰의 OSMU(One Source Multi Use)의 가능성을 확인한 효시격인 작품이다.

순정만화는 최초의 장편 서사형 웹툰으로 기존 출판 만화와는 다른 연출과 만화 내에서의 영화적 기법 등으로 당시 큰 화제를 모았다.

강풀 작가의 '순정만화' 중 영화로 만들어진 부분을 설명하는 장면. ((사진=다음 만화속세상 캡처))

이 작품은 이후 출판 만화, 영화, 연극, 무빙 카툰 등으로 재탄생해 당시 단일 웹툰으로는 가장 많은 OSMU에 성공하며 원천 콘텐츠로서의 가능성을 보여줬다.

이후 다음, 네이버 등 주요 포털들이 창작 웹툰을 정기적으로 연재하기 시작했다.

포털에서 작가들이 활동하기 시작하면서 웹툰에 서사성이 도입되고 출판 만화에서 주류였던 극화 형식의 작품들도 증가했다.

포털들은 웹툰을 통해 대량의 트래픽을 규칙적으로 유발하는데 성공했다.

트래픽 분석 업체 닐슨코리안클릭에 따르면 지난 8월 네이버 웹툰 서비스 순 방문자수(UV)는 약595만명, 다음 웹툰 서비스의 UV는 약 279만명(이상 PC 기준)을 기록했다.

아울러 네이버와 다음 등 주요 포털은 모바일 웹과 웹툰 전용 앱을 통해 모바일 웹툰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윤태호 작가의 '미생'(사진제공=다음커뮤니케이션)

웹툰의 수익 모델도 잇달아 등장했다.

다음은 2011년 7월부터 단계적으로 연재 종료작품 유료화를 진행했다.

광고나 영상화 등 파생상품도 있지만 웹툰 콘텐츠 자체 시장을 만들어야 장기적으로 판화 산업 발전이 가능하다는 판단했기 때문이다.

또 지난해 7월 다음은 ‘웹툰 마켓’을 오픈했다.

연재가 끝났거나 연재 중이더라도 오프라인 단행본으로 출간된 분량을 대상으로 유료로 제공하는 방식이다.

가격은 전적으로 작가의 선택에 따라 매겨지며 현재 강풀 작가의 순정만화, 아파트, 바보 등 9개 작품을 포함한 90여편의 작품이 유료로 서비스되고 있다.

다음은 자사에 독점으로 콘텐츠를 제공할 경우 매출의 90%를 작가에게 제공하고 있다.

네이버는 PPS(Page Profit Share) 프로그램을 통해 콘텐츠 유료 판매와 텍스트형 광고를 적용하고 있다.

한국콘텐츠진흥원의 ‘웹툰의 현황 및 특성과 웹툰 기반 OSMU 활성화 방안’ 보고서에 따르면 향후 웹툰 시장의 발전을 위해 △작가의 최소한의 안정적인 수익 보장 △포털의 높은 접근성으로 인한 내용 심의 관련 사항 △웹툰 수익 모델의 다양화 및 정교화 등이 향후 과제로 꼽혔다.

콘진원 관계자는 “웹툰으로 흥행에 성공하는 작품이 나오면서 만화에 대한 인식이 변하고 있다”며 “웹툰의 사회적, 문화적 가치들을 발견하고 그것들을 장기적인 관점에서 축적해 나가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