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이규하 기자=국가 예산 낭비와 국민의 세금 부담을 가중시킨 LG엔시스 등 소프트웨어사업자 4곳이 적발됐다.

공정거래위원회는 부산 북구청 등 지자체가 발주한 온나라시스템 구축 입찰에 낙찰 예정자를 사전 합의한 화인정보기술·일아아이티·애크미컴퓨터(입찰참가), LG엔시스(물품공급)에 대해 시정명령 및 과징금 총 2억2000만원을 부과한다고 6일 밝혔다. 또 이들에 대해서는 전부 검찰 고발키로 결정했다.

공정위에 따르면 4개 사업자는 공급업체간 과다한 출혈경쟁으로 인해 발생되는 손실을 사전 방지하기 위해 입찰담합을 저질렀다. 특히 정부가 발주하는 온나라시스템 구축입찰에서는 경쟁사인 HP·ORACLE 협력업체 등에게 입찰물량을 뺏기지 않기 위해 사전 모임을 진행해 온 것으로 보고 있다.

지난 2011년부터 화인정보기술와 일아아이티는 부산지역 지자체가 발주하는 전자문서시스템구축 입찰에 참여해 왔지만 LG엔시스의 공공기관 발주 협력업체인 애크미컴퓨터와 경쟁구도가 형성되면서 업체 간 수주경쟁이 심화돼 왔다.

3개 소프트웨어 사업자는 상호간 가격경쟁으로 수익성이 악화됐고 총판인 물품공급업체 LG엔시스도 안정적인 매출액과 영업이익에 영향을 받자 입찰담합에 나선 것.

4개 소프트웨어사업자는 2012년 온나라시스템 구축 입찰에 참여하면서 사전 낙찰 예정자를 합의했다. 4개 소프트웨어사업자 영업이사 등은 2012년 7월 17일 오후 5시경, 8월 24일 오전 11시경, 8월 27일 오전 11시경 세 차례에 걸쳐 LG엔시스 부산지사 회의실에 모여 낙찰 예정자가 제일 낮은 금액으로 투찰하는 내용에 합의했다.

이에 따라 화인정보기술 및 애크미컴퓨터가 취득한 부당이익은 6500만원으로 추산된다는 게 공정위 측의 설명이다.

정금섭 공정위 부산사무소 총괄과장은 “3개 사업자뿐만 아니라 물품 공급한 총판 역할의 상위사업자 LG엔시스와의 합의에 대해서도 엄중 제재한 의의가 있다”며 “4개 소프트웨어사업자들은 자신의 영업능력, 경영상태, 낙찰 가능성 등을 고려해 독자적으로 입찰 참여해야하나 투찰금액 등을 사전 합의해 투찰한 행위는 국가 예산이 낭비되고 국민의 세금 부담을 가중되게 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한편 온나라시스템은 공공기관의 업무처리 전산화 시스템으로 행정 업무의 효율성을 위해 공공기관이 수행하는 모든 업무를 온라인상에서 실시간 처리하는 전산 시스템이다. 온나라시스템 구축 입찰 시장규모는 수도권 등 기타 지역 595억1900만원, 경남지역 56억9800만원, 부산지역 50억6500만원, 울산 지역이 15억8200만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