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황 모르는 럭셔리카… “한국은 최대 고객”

2013-09-24 18:29



아주경제 윤태구 기자= 국내 자동차 시장에서 대당 수억원에 달하는 어마어마한 몸값의 '럭셔리카'가 호황을 누리고 있다.

수입차 시장이 급성장하며 진입이 쉬워진 면도 있지만 아무래도 막강 구매력으로 무장한 0.1%의 최상류층 소비자의 관심이 늘어나며 꾸준히 판매가 이루어지고 있기 때문이다. 이로 인해 수입차 브랜드들의 럭셔리카 신차 출시는 더욱 가속도가 붙고 있다. 하지만 일각에서는 한국 시장이 수입차 브랜드의 최대 봉으로 각인되지나 않을까 하는 우려도 나오고 있다.

23일 업계에 따르면 한국은 전 세계에서 럭셔리카 수요가 가장 빠르게 늘고 있는 국가다. 이로 인해 각국의 수입차 브랜드들은 한국 시장에 상당한 관심을 기울이고 있다. 실제로 1억원 넘는 고가 럭셔리카는 올 들어 8월까지 7000대 가까이 팔리며 1조원이 훌쩍 넘는 시장을 형성했다. 최고급 럭셔리카인 롤스로이스는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판매량을 10% 늘린 21대를 판매했다. 최근 신형 플라이스퍼를 출시한 벤틀리 역시 같은 기간 5.0% 늘어난 84대를 판매했고, 지난달 1억원대 스포츠카 F-타입을 출시하며 공급물량 30대를 모두 사전예약으로 판매 마감한 재규어도 올 들어 1166대를 판매, 지난해에 비해 무려 47.4%의 증가세를 보였다.

포르쉐도 활발한 행보를 보이고 있다. 포르쉐는 올 들어 8월까지 전년 동기 대비 30.7% 상승한 1357대를 국내 시장에 판매했다. 여세를 몰아 포르쉐는 24일 2세대 파나메라 9종을 출시한다.

앞서 포르쉐는 자사의 한국법인을 내년 1월 공식 출범하겠다고 밝히며 한국 시장에 대한 본격 관리에 들어갔다. 그동안 포르쉐는 임포터인 스투트가르트스포츠카를 통해 국내 시장에 선을 보였다. 하지만 내년부터는 직접 독일 본사가 나서는 것이다. 포르쉐는 이를 위해 한국 현지법인의 초대 대표로 지엠코리아 사장 등을 역임한 김근탁씨를 선임하는 한편, 현재 서울·경기·부산 등 6곳인 딜러 네트워크를 대구와 대전, 광주 등으로 확대할 계획을 세웠다.

마세라티도 국내 럭셔리카 시장 확대를 위해 힘을 보탠다. 이달 말 국내에 출시되는 기블리는 마세라티 최초로 1억원대로 몸값을 낮춘 모델이다. 이 모델의 경우 벌써 사전계약 물량만 140대에 달한다. 이는 지난해 60여대보다 두 배 넘게 팔린 수치로, 이미 올해 판매물량을 모두 소진해 새로 구매를 원한다면 내년까지 기다려야 할 정도다.

국내 진출 10년째를 맞은 롤스로이스도 역대 연간 최대 판매량인 27대 돌파를 예상하고 있다. 이를 위해 롤스로이스는 올 하반기 알파인 트라이얼 컬렉션을 비롯해 최신 모델인 '레이스'를 국내에 선보일 계획이다.

람보르기니도 올해 초 목표했던 연 30대 판매를 무난히 넘길 전망이다. 람보르기니는 비수도권 수요에 대응하기 위해 올해 안에 부산 전시장을 새롭게 열 계획도 세웠다. 이밖에 페라리 역시 최근 'FF 테일러 메이드' 모델을 공개하는 등 FF 판매에 힘을 모으고 있고, 독일 플래그십 세단의 대명사인 메르세데스-벤츠도 올 연말께 신형 S클래스를 출시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