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와대, "채동욱 사표 수리 안해…진실규명이 우선"
2013-09-15 17:10
아주경제 주진 기자=청와대는 15일 '혼외아들 의혹'이 제기된 지 일주일 만에 전격 사의를 표명한 채동욱 검찰총장의 사표 수리를 하지 않았다고 밝혔다.
이정현 청와대 홍보수석은 이날 기자들과 만나 "아직 (혼외아들) 진실이 밝혀지지 않았는데 사표 수리를 어떻게 하겠느냐"면서 "박근혜 대통령과 황교안 법무부 장관도 진실규명이 우선이기 때문에 빨리 규명하자는 것밖에 없다"고 말했다.
이 수석은 채 총장의 사의 표명과 관련, 정치권 일각에서 청와대 압박설이 나오고 검찰 독립성 논란이 제기되는 데 대해 "이 문제는 공직자 윤리의 문제이지 검찰의 독립성 문제가 아니다"라고 명확히 선을 그었다.
그러면서 "이 문제는 검찰의 독립성 문제가 아니라 오히려 검찰의 신뢰와 명예 문제"라고 힘주어 말했다.
이 수석은 이어 "검찰조직 명예와 신뢰가 계속 흔들리고 있는 만큼 다른 공직에 미칠 영향을 감안해 (채 총장 문제를) 장기적으로 방치할 수는 없다"고 말해 채 총장 처리문제에 속도를 내겠다는 뜻을 내비쳤다.
그동안 채 총장의 사의표명을 놓고 정치권 일각에서는 국정원 대선개입 의혹사건 처리를 놓고 채 총장이 청와대와 갈등을 빚자 언론의 '혼외 아들' 보도를 매개로 청와대가 입김을 행사한 게 아니냐는 의혹이 제기돼 왔다.
청와대의 이 같은 입장 표명은 청와대가 '검찰 흔들기'의 배후라는 정치권 주장으로 사태가 일파만파로 커질 경우 국정 수행에 차질이 빚어질 수 있다고 보고 서둘러 의혹 확산을 차단하고 나섰다는 관측이 제기되고 있다.
이 수석은 이어 황교안 법무장관이 채 총장에 대해 감찰 지시를 한 것에 대해서는 "감찰은 범죄사실이 있을 때 하는 것이고, 이번 건은 감찰관을 통해 진상규명을 지시한 것"이라며 "채 총장은 진실이 아닌데 왜 물러나나. 채 총장은 진실규명에 적극적으로 나서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 수석은 이와 함께 "이번 사안을 의도적 프레임으로 몰아가서 청와대에 책임을 묻고 이런저런 의혹을 제기하는 등 본질하고 다른 방향으로 가서 국론을 분열시키고 공직사회를 흔드는 것은 바람직한 방향이 아니다"라고 주장했다.
이 수석은 민주당에 대해서도 "이런 의혹이 제기되면 야당은 그동안 항상 진상규명을 요구했지만 이번에는 국민적 관심이 집중되는 사안에 민주당이 한 번도 진상규명이라는 단어를 사용한 적이 없다"면서 "민주당이 이번 사안을 왜 정치적으로 악용하는지 이해가 안 된다"고 주장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