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립오페라단 바그너 최후의 걸작 '파르지팔' 한국 초연

2013-09-10 17:16
10월 1,3,5일 예술의전당 오페라극장

ⓒ Bayreuther Festspiele GmbH / Enrico Nawrath

아주경제 박현주 기자='파르지팔'. 수없이 소설과 영화의 소재가 돼온 ‘성배(聖杯)의 전설’을 토대로 한 작품으로 바그너 최후의 걸작이다.

바그너가 평생을 천착한 주제는‘사랑에 의한 구원(Erlösung durch die Liebe)’이었다. 남성적인 욕망, 즉 권력에의 탐욕, 자본에의 집착, 전쟁, 파괴, 정복, 지배 등으로 타락해버린 이 세계를 순수한 여성적 사랑, 그것도 거의 무조건적인 모성애적 사랑에 의해 정화시키고 구원하겠다는 것이 바그너의 예술적 이상이었다.

바그너의 모든 철학과 음악이 집약된 '파르지팔'은 작품 전반에 걸쳐 죄의식과 깨달음, 구원의 문제를 다룬다. 최후의 만찬 및 십자가 수난을 상징하는 종교적 유물인 성배와 성창(聖創), 그리고 이를 수호하는 기사단의 이야기가 중심이다.

국립오페라단이 바그너의 '파르지팔'을 오는 10월 1,3,5일 예술의전당 오페라극장에서 한국 초연한다.

종교를 뛰어넘는 숭고한 사상과 장엄한 음악, 공연 시간만 약 5시간에 달하는 공연으로 이번 공연은 한국오페라사에 한 획을 긋는 일로 평가받는다.

10일 국립오페라단은 기자간담회를 열고 “올해 최고의 도전”이라고 말했다.

김의준 국립오페라단장은“이번 공연은 한국 오페라의 현주소와 성숙도를 그대로 반영할 뿐 아니라 미래까지 점쳐보게 하는 무대가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세계 최고의 바그너 베이스로 꼽히는 연광철.
공연계 안팎의 이목이 이번 무대에 쏠린 만큼 국립오페라단은 유럽과 한국을 대표하는 바그너 전문 가수들을 한자리에 모인다.

독일 바이로이트 페스티벌 등 세계 주요 오페라무대에서‘최고의 베이스’로 전성기를 구가하는 베이스 연광철이 구르네만츠를 맡는다.구르네만츠는 성배를 지키는 원로 기사로 성창을 잃어버린 배경 등을 설명하며 이야기 전체를 이끌어나가는 중요한 역이다.
연출가 필립 아흘로.
연출은 2002~2007년 바이로이트 페스티벌에서 ‘탄호이저’를 연출한 바 있는 실력파 연출가 필립 아흘로가, 지휘는 독일 슈투트가르트국립극장 음악감독 및 수석지휘자를 역임한 바 있는 로타 차그로섹이 맡는다. 음악은 코리안심포니가 연주한다.

연출가 필립 아흘로는 “ 파르지팔을 연출한다는 것은 확답을 줄 수는 없으나 수수께끼를 간직한 채 여러 가지 질문의 의미를 열어본다는 것"이라며 "무대를 통해 몰락해가는 한 공동체, 즉 기사단의 쇠락을 효과적으로 드러내려 한다”고 설명했다.

이번 공연은 긴 공연 시간(1막 105분·2막 60분·3막 85분) 때문에 1막 뒤 한 시간의 인터미션을 가질 예정이다. 관람료 1만~15만원. (02)586-528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