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EF 국가경쟁력 지수 객관성 떨어진다"

2013-09-05 15:30
김용범 금융위 금융정책국장 브리핑…148개국 중 81위

세계경제포럼 국가경쟁력 지수 금융시장 성숙도 세부지표별 순위.[자료=금융위원회 제공]

아주경제 장기영 기자= 금융위원회가 세계경제포럼(WEF)이 발표한 우리나라의 금융경쟁력 순위가 과도하게 낮다고 평가했다.

김용범 금융위 금융정책국장은 5일 서울 태평로 금융위 본청에서 진행된 브리핑을 통해 “경쟁력 지수는 객관적인 통계지표와 설문평가가 적절하게 조화되는 것이 바람직하지만, WEF는 주관적인 설문조사에 과도하게 의존해 객관성이 약하다”며 이 같은 입장을 밝혔다.

지난 4일 WEF가 발표한 ‘2013년도 국가경쟁력 평가’ 결과에 따르면 한국의 금융시장 성숙도 순위는 세계 148개국 중 81위로 지난해에 비해 10계단 하락했다.

특히 대출의 용이성(118위), 벤처캐피탈 이용 가능성(115위), 은행의 건전성(113위) 등 일부 세부지표별 순위는 100위권을 벗어났다.

금융위는 설문조사가 진행된 지난 4월 초부터 5월 중순 사이에 부각된 부정적 금융이슈가 금융부문 지수 및 순위 하락에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고 있다.

김 국장은 “대·중소기업간 신용차별화와 연대보증 관행 이슈는 금융대출 용이성 항목에, 저금리 기조에 따른 은행의 수익성 악화와 경기순응업종 대출 부실 우려는 은행 건전성 항목에 부정적 영향을 미쳤을 가능성이 높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이 같은 점을 감안하더라도 경쟁력 지수가 지나치게 저평가 됐다는 것이 금융위의 반응이다.

김 국장은 WEF가 타당성에 문제가 있는 주관적 설문조사 결과에만 지나치게 의존했다는 점을 들어 해당 경쟁력 지수의 한계점을 지적했다.

그는 “WEF 경쟁력 지수 설문조사는 국가간 비교가 아니라 해당국 국민을 대상으로 한 자국 금융시장 만족도 조사로, 순위가 객관적인 경쟁력을 의미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이어 “설문 항목이 7개로 단순화돼 있어 이를 국가경쟁력으로 직결시킬 경우 단순화의 오류를 범할 우려가 높고, 질의 내용이 지나치게 포괄적이며 평가 기준도 없다”고 덧붙였다.

금융위는 이번 평가 결과에 큰 의미를 부여하지 않고, 금융부문 경쟁력을 지속적으로 강화해나갈 방침이다.

김 국장은 “경쟁력 평가의 단순 결과나 순위에 집착하기 보다는 실질적으로 경쟁력이 부족한 부분을 발굴하고 경쟁력 제고 노력을 지속적으로 기울일 계획”이라며 “금융부문의 경우 그동안의 노력으로 금융기관, 대외부문 등의 건전성이 크게 개선된 만큼 앞으로는 자금조달 여건 개선, 금융산업 발전 및 경쟁력 강화에 역량을 집중할 것”이라고 강조했다.